스폿펀드가 시장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한때 시장교란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될 정도로 급격히 늘어났던 스폿펀드의 수탁고가 최근 5천억원대로 급감했다.

스폿펀드는 일정한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운용을 시작하는 펀드로 이 목표가 달성될 경우 투자기간에 관계없이 즉시 상환되는 단기 상품이다.

20일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투신권의 전체 스폿펀드 수탁고는 5천3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수탁고(1조1백20억원)에 비해서 절반으로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6월께 스폿펀드 하루 상환액이 5천억~6천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펀드 숫자도 70여개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한때는 한국 대한 현대 등 3투신의 스폿펀드만 합쳐도 2백여개에 달했었다.

투신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스폿펀드의 수탁고 감소원인을 펀드의 수익률에서 찾고 있다.

원금에 손실이 난 펀드가 다량 발생,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수익률이 플러스인 스폿펀드는 10여개에 불과하며 20%이상 투자원금을 까먹은 펀드도 전체의 30%에 가까운 실정이다.

서정호 대한투신 주식운용1팀장은 "고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완전히 무너져 신규자금유입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며 "하이일드 펀드 등 채권형 펀드에 투자자금이 많이 몰려 있는 것도 수탁고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