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백여개 기업에 대해 주가조작 여부를 수사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종합주가지수는 3.97포인트 올랐다.

검찰조사의 주 타깃인 코스닥지수도 2.15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얼핏보기엔 시장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이 검찰조사를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시장 전체로는 별 영향이 없는 듯하나 포커스를 신규등록 종목, 다시 말해서 공모주로 좁히면 그 충격은 예사롭지가 않다.

공모주 청약을 받아 이날 첫거래를 시작한 중앙소프트 사라콤 에스씨디 한국아스텐 등 4개 종목중 중앙소프트와 한국아스텐 두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사라콤도 한때 하한가 근처까지 밀렸다.

에스씨디 한종목만 상한가를 나타냈다.

이에앞서 지난 11일 등록된 종목중 한원마이크로 전신전자 창민테크 등 3개사가 공모가격을 밑돌고 있다.

수십만 공모주 청약 투자자와 코스닥등록을 앞둔 기업들로서는 놀래 나자빠질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신규 등록종목들은 거래 개시와 함께 일주일가량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이같은 등록프리미엄을 노리고 수조원의 청약자금이 몰렸으며 기업들은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때로는 작전세력과 결탁해 공모가를 경쟁적으로 높여 왔다.

하지만 검찰조사로 신규 등록프리미엄은 자취를 감췄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이사는 "신규등록 프리미엄의 실종은 청약열기의 냉각과 등록을 앞둔 기업들의 공모가 인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모주시장에 찬바람이 예고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소프트뱅크코리아는 지난 12일 코스닥등록 계획을 철회했다.

파라다이스도 상반기 결산이후로 등록심사 청구를 늦추었다.

H증권 인수팀 관계자는 "소나기를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공모시기를 늦추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12월법인의 반기 결산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공모주시장은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모주시장이 냉각되면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까지 차질을 빚어 그 파장은 경제전반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등록 프리미엄이 사라짐에 따라 청약투자자들도 기업선택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경신 이사는 ""묻지마 투자"자들은 앞으로 수익을 올리기는 커녕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모주 청약이 더이상 "안전한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청약에 참가하기 전에 기업내용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 대리도 "오는 24일부터는 매매개시 기준가가 공모가격이 아닌 동시호가방식으로 결정되면 등록과 동시에 급락하는 종목들이 속출할 수 있다"며 청약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