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파업을 코앞에 두고도 금융주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파업을 할테면 하라며 마치 ''시위''를 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도 굳건한 오름세를 유지했다.

10일 주식시장에서 금융업종지수는 전날보다 4.89% 상승했다.

4일 연속 오름세를 탔다.

파업의 과녁이 되고 있는 은행주는 ''강보합''(1.84%)을, 증권주는 ''강세''(9.91%)를 나타냈다.

은행주 가운데는 파업불참을 선언한 국민은행(3.27%)을 비롯, 한빛(3.11%), 외환, 한미은행 등이 상승세를 탔다.

증권주는 41개 전 상장종목이 오름세를 보였다.

대우, SK증권 등 9개 종목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증권주는 이날 1백20일 이동 평균선을 상향돌파했다.

금융주가 속등한 것은 은행권 구조조정이 전세계적인 흐름인데다 대형 우량 은행노조의 파업 참여가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번 파업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또 증시의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 상태인데다 은행권 파업이라는 악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파업돌입은 악재가 소멸됨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노조의 반발은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이번 파업사태를 계기로 구조조정이 더욱 신속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세장에선 악재의 영향이 크지 않은 법"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의 증시 분위기는 그만큼 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도 "시장분위기가 유동성장세로 점화되는 분위기여서 파업이 결행된다고 하더라도 쉽게 금융주의 기세가 꺽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