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펄프는 국내 유일의 화학펄프 제조업체다.

펄프가격과 완전히 연동되는 실적구조와 금융비용부담률이 1998년말 기준으로 30%를 웃도는등 만성적인 부채구조로 법정관리에 이르게 됐다.

또 펄프칩을 수입해서 펄프를 생산하는 구조상 원가율면에서 유리할 게 없다는 시각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법정관리후 10대 1에 달하는 감자를 실시하였는데 감자 실시기업의 주가가 시장평균수익률에 훨씬 못 미친다는,즉 감자는 주가에 악재라는 심리도 장기간 주가조정의 원인이었다.

펄프가격에 연동될수 밖에 없는 매출구조로 펄프가격만 쳐다보고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성장성도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됐다.

사실 매출액만 따지고 보아도 들쭉날쭉 부침이 심한 업종이란 지적에 반문할 것은 없다.

펄프가가 t당 4백달러였던 1996년과 1998년에는 매출액이 평소의 60%수준인 1천4백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다음의 네 가지 면에서 동해펄프는 투자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국제펄프가격의 상승세 지속으로 1999년 경상흑자 기록에 이어 2000년 8백54억원의 순이익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1999년 1월 t당 4백달러에 거래되던 국제펄프가격(Hardwood기준)은 1999년말 t당 5백80달러를 거쳐 2000년 6월에는 6백75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따라 2000년 평균펄프가격은 t당 7백달러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t당 8백50달러 이상으로 가격이 인상될 전망된다.

특히 펄프가격 하락의 주원인중 하나였던 인도네시아 펄프가 자국내 인쇄용지공장 증설로 내수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펄프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세계 메이저들이 국제환경협약 등으로 투자비용이 종전보다 30%이상 더 들어가게 된 것 등도 향후 펄프가격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펄프선물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펄프선물은 2000년 9월물 가격이 7백15달러,12월물 가격이 7백24달러,2001년 3월물은 7백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동해펄프의 2000년 실적은 매출 3천61억원,순이익 8백54억원,주당순이익 8천8백51원으로 추정된다.

둘째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동해펄프는 1996년부터 계속된 적자로 누적적자가 1천6백억원을 웃도는등 상당한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그러나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자금투여와 실적호전 등을 바탕으로 1999년 흑자전환된데 이어 2000년 말에는 자기자본이 1천1백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만성적인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금융비용이 대폭 절감되면서 1998년말기준 37.1%에 달했던 금융비용부담률이 1999년말 8.6%,2000년에는 7.1%로 대폭 절감되면서 회사가 완전 탈바꿈할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법정관리의 조기종결 기대감이다.

현재 동해펄프는 정리계획에 따른 변제가 성실히 이행되고 있고 1999년말기준 자본잠식을 탈피한데다 2000년말이 되면 2년이상 연속하여 당기순이익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올해는 법정관리 조기종결에 대한 가능성이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정리담보권자인 산업은행과 신한종금을 비롯한 채권단의 출자전환가격에도 못 미치는 현 주가수준을 감안할 때 관리탈피를 재료로 한 주가탄력 가능성은 크다고 판단된다.

넷째 펄프가격 상승이 주가상승의 신호탄이란 점이다.

펄프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1999년 약 41만2천t의 생산량을 기록한 동사는 금년에도 42만t가량의 생산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생산능력인 38만t을 약 10%이상 초과하는 생산규모다.

생산량 전량을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한솔, 한국 등 13개 업체에 보낸다.

재고가능성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1991년부터 부도가 나기전 1998년 상반기까지 동사의 주가와 펄프가격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시간적인 차이가 다소간 있지만 두변수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펄프가가 상승세를 기록한 1994년초반부터 동사의 주가도 급등세를 타기 시작하여 펄프가가 최고조에 달한 1996년 초보다는 다소 선행한 1995년 6월께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 박동명 신한증권 연구원 dmpark@shcyb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