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초이후 5개월간의 긴 조정터널을 벗어날 조짐이다.

은행주 증권주 반도체주 등이 선봉에 섰다.

외국인도 최근 연일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기업실적 호전, 투신사및 은행의 구조조정 본격화 등 투자심리를 부추길만한 재료도 많다.

반면 투신권의 지속적인 매물 등 수급불균형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자금시장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과연 6월장은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유명 펀드매니저 등 증권 전문가들로부터 향후 장세 전망을 들어봤다.


<> 주가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가 가장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종합주가지수가 최고 920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전문가들은 최고치로 대부분 850~880선을 점쳤다.

지난 5일 종가(794)에 비해 앞으로 60~90포인트는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이야기다.

종합주가지수 최저치로는 730~750선이 예상됐다.

밀려봤자 이 선에선 강하게 지지될 것이란 뜻이다.

다만 삼성증권의 이남우 상무는 680선을 최저치로 전망했다.


<> 호재 =증시내부적으론 상장사들의 실적호전이 가장 큰 호재로 꼽혔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게 호재중의 호재라는 분석이다.

온 이사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상장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좋아져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91.8% 증가한 27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투신사 구조조정, 은행권의 합병 등 2차 금융구조조정과 현대그룹문제 진정 등도 주가 상승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영일 상무는 "그동안 막연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신사와 은행권 구조조정이 악재로 부각됐지만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은행 구조조정의 가닥을 잡아가면서 오히려 호재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증시외적으로는 12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남북경협의 물꼬를 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재로 꼽힌다.

SK투신운용의 장동헌 운용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남북경협이 본격화된다면 투자심리를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최근 경기가 둔화돼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점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들었다.


<> 악재 =그러나 채권및 자금시장 불안은 가장 큰 악재로 지적됐다.

회사채 차환발행이 쉽지 않고 CP(기업어음) 등 단기자금 조달여건마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온 이사는 "꼬인 자금시장이 풀리지 않을 경우 중견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투신운용의 장 운용본부장도 "일부 한계기업과 금융기관의 자금경색이 불안요인으로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의 이 상무는 대기업 구조조정 리스크를 주요 악재로 들었다.

정주영 명예회장 등 총수일가의 경영일선 퇴진으로 상징되는 현대그룹 지배구조 개선에 따라 다른 대기업들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투신사와 은행들이 6월말까지 부실규모를 공개키로 돼 있어 그 충격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김 상무는 "미국 경기가 둔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다 수입증가도 이어지고 있어 무역수지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투자유망 종목 =은행 반도체 정보통신주가 이들 전문가의 투자유망종목에 올랐다.

주택은행 삼성전자 한국통신 삼보컴퓨터 데이콤 한국전력이 대표적이다.

주택은행은 리딩뱅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가 호황세를 보이고 있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콤은 정보통신주중 낙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 호재로 꼽혔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