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려대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데다 향후 전망까지 불투명해 우리의 외환운용과 대외신용에 차질이 예상된다.

<> 경상수지적자 의미 =우리처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에 있는 국가에서는 거시경제 변수중에서 경상수지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경상수지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경제안정감이 떨어지고 해외시각이 악화된다.

최근들어 위기설이 나돌 만큼 우리 경제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연초부터 경상수지가 흔들린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일부 정책당국자의 시각처럼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인다 하더라도 자본수지흑자로 메울 수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상은 지극히 위험하다.

미국과 달리 우리처럼 소규모 개방국가에서는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문은 경상거래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 향후 경상수지 전망 =정책당국의 예상대로 5월이후 수출동향과 하반기들어 성장둔화 요인을 감안하면 앞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될 여지는 있는 상태다.

문제는 현재 우리가 처한 대내외 여건을 볼 때 그렇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처럼 국제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이번에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주범인 외채이자를 포함한 소득수지가 개선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상품수지도 정책당국이 기존의 경제운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경제주체들이 경기회복의 맛을 본 상태에서는 단기간내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태다.

이미 대부분 전망기관들은 금년의 경상수지흑자 전망치를 60억~70억달러로 낮춰 잡고 있다.

물론 내년들어서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 파장과 대책 =경상수지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 외환유동성이다.

최근들어 단기외채 비중이 30%에 이르고 있고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자금이 6백40억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외환보유고가 1천억달러 이상이 돼야 대외신용을 지킬 수 있다.

현재 외환보유고는 8백50억달러 내외다.

이 경우 국가신용등급 추가 조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처럼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와 제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경제주체들의 보신(保身)행위로 자금의 왜곡현상이 심한 상태에서는 외자조달마저 어려워질 경우 구조조정이 물건너갈 가능성이 있다.

정책당국도 이미 재정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 경상수지마저 악화될 경우 정책여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나 정책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국 정책당국에서는 경상수지 문제의 시급성을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를 안정기조로 가져가면서 대외신뢰도를 제고하는 방안이 가장 효율적인 정책수단으로 여겨진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