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관심이 외국인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코스닥주식을 대거 순매수한데 이어 29일에도 2백2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강력한 매수주체로 나섰다.

투신권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지난주 8백17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29일에도 3백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1월 조정국면을 벗어나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때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기폭제가 됐었다는 "이번에도 혹시"하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채 안되지만 개인투자자에 대한 영향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게 낫다"고 분석했다.

<>어떤 종목을 얼마나 샀나=외국인들은 지난주 코스닥주식을 6백47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주 26일 하루동안에만 6백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으나 종목은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제한적이다.

다른 종목도 사지않은 것은 아니나 이들 종목에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

외국인들은 한통프리텔 한 종목에 대해서만 지난주에 1백15만주(금액기준 6백67억원)를 사고 5만주(30억원)를 팔아 총 1백10만주(6백37억원)를 순매수했다.

29일에도 34만8천1백5주를 매수하고 2천9백15주를 매도해 34만5천1백90주(2백1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이 한통프리텔을 집중 매수하는 것으로 낙폭과대와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지급 폐지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홍석 CSFB증권 조사부 차장은 "외국인 입장에서도 한통프리텔이 SK텔레콤에 비해 훨씬 싸보이는 것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수규모에서 한통프리텔에 이어 2위에 오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코스닥종목중 국내 1~2위를 다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라는 점이 부각되며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추천을 받았다.

지난주 이들 세종목을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무려 9백억원에 달했다.

이들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는 2백50억원을 순매도 했다는 계산이다.

<>앞으로도 계속살까=외국인이 본격 매수에 나섰다고 보기는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이정자 HSBC 서울지점장은 "확고한 매수우위로 보기는 아직 힘들다"고 말했다.

이 지점장은 코스닥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나스닥이 아직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분석가들 사이에선 나스닥지수가 3,0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미국증시는 현충일인 29일(현지시간) 하룻동안 휴장한뒤 30일날 다시 열리는데 이 때가 지나봐야 대세를 판단할 수 있다고 이 지점장은 전망했다.

함춘승 ING베어링증권 상무도 "외국인의 매수우위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현대사태가 불거져 대부분의 외국인이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정책과 정책 수행능력 대한 신뢰감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정부대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글로벌펀드"들이 코스닥주식을 대거 사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펀드가 들어올 경우 모건스탠리 지수에 포함된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핸디소프트 한국정보통신 등이 매수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