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다.

그동안 새로 출범하는 계열사에 젖줄을 제공해 왔다.

어찌보면 지금은 후손들이 더 번성해 있다.

주가를 보면 이런 얘기가 실감난다.

자신의 온 정열을 바쳐 자식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과 다를바 없다.

이 부모같은 회사는 최근들어 "정중동(靜中動)"의 변신에 열중이다.

지난 54년 설립이후 한우물을 파온 섬유.패션부문에서 화학분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이분야 매출이 2년연속 전체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최근엔 증권거래소가 이 회사의 업종 꼬리표를 "섬유"에서 "화학"으로 바꿔 달아줬다.

시대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난연 ABS(합성수지 종류)의 경우 세계1위 생산업체가 됐다.

요즘 최대 관심사는 정보통신관련 소재생산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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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을 화학업체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매출의 절반이상을 화학에서 올리고 있다.

섬유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섬유뿐이 아니다.

요즘 각광받고 있는 정보통신소재분야에서 보이지 않게 힘을 키워가고 있다.

회사측은 더이상 섬유업체로 불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지만 주식시장의 평가는 회사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냉대를 받고있다.

주가는 지난해 8월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회사측은 시장의 반응에 꽤나 섭섭해 한다.

임직원의 노력으로 제일모직이 새 회사로 탈바꿈했다고 강조하는 안복현 대표를 통해 회사의 변화상과 주가관리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정보통신소재업체란 점을 꽤나 강조하고 있다.

"지난 96년 반도체용 외장케이스인 EMC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반도체소재,디스플레이 소재,2차전지 소재,표시기록 소재분야에서 9개 신제품을 새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 모두 국산화한 것들이다.

정보통신시장의 성장세를 볼때 오는 2005년에는 이 분야에서만 매출 1조원에 경상이익 2천5백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금은 어느 부문에서 수익을 내는가.

"그동안의 성공적인 구조조정 결과로 지난해 전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예컨데 엔지니어링 프라스틱 부분에선 고부가가치 난연제품 판매비중을 확대해 2년연속 4백억원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다.

패션부문에서도 적자 브랜드를 정리하고 디자인 및 상품기획 등 핵심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을 분사해 원가경쟁력을 높여놓았다"

-올 1.4분기 실적과 올해 전망은 .

"1.4분기중 매출은 3천8백8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71.6% 늘었다.

영업이익은 4백78억원으로 동기대비 무려 1백33.2%나 증가했다.

경상이익도 2백3억원이나 올렸다.

올해 목표는 매출 1조6천9백억원에 경상이익은 1천20억원이다.

1.4분기실적이 목표대비 초과달성됐다.

연간 목표치 달성도 무난하리라 생각된다"

-현재 주가가 기업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동안 정보통신주의 열풍으로 제조업체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못했다고 본다.

게다가 수급이 좋지않고 주도적인 매수세력이 없었던 게 제일모직 주가가 횡보세를 보이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급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고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가닥이 잡히면 투자자들이 다시 제일모직 주식을 사줄 것으로 기대한다"

-적정주가를 얼마로 보는가.

"올해 1천억원이상의 이익을 달성할 경우 주당순이익(EPS)2천원에 현재의 주가수익비율(PER)7배를 적용하면 1만4천원이 된다.

최소한 이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향후 주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보통신소재 부문의 성장성과 고수익성을 감안하면 그 이상은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대신증권과 동양증권은 각각 1만2천원과 1만4천원을 제일모직의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그렇다면 주가 방어에 나설 계획인가.

"정기적인 간담회 및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주주 및 투자자에게 경영성과를 설명해 줄 계획이다.

고배당정책을 유지해 배당성향을 40~50%로 맞추고 배당률은 액면가 기준 12~15%를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 해 이후 분명한 흑자기조로 돌아선 만큼 고액배당으로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

<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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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일 : 1954년 9월
<>상장일 : 1975년 5월
<>업종 : 화학
<>결산기 : 12월
<>주요주주 : 우리사주조합 11.23%, 삼성문화재단 1.57%, 삼성카드 1.0%
<>감사의견 : 적정(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