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 공사채형펀드의 수탁고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신권의 채권매수 여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26일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투신(운용)사 공사채형수익증권의 잔고는 이날 현재 82조8천억원으로 이달들어서만 7조1천6백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감소액은 45조원에 달한다.

월별로는 1월 4조9천억원, 2월 1조6천억원, 3월 9조5천억원, 4월 6조4천억원 등이 감소해 자금이탈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공사채형펀드 수탁고가 이처럼 줄어들고 있는 것은 투신사 구조조정등에 따른 불안감과 오는 7월 실시되는 채권싯가평가제가 주된 원인이다.

만기도래하는 자금이 신규 펀드로 유입되지 않고 우량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성금성 현대투신운용 채권운용부 이사는 "금리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질 수밖에 없는 싯가평가 펀드에 투자자들이 돈을 맡기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싯가평가가 실시되는 오는 7월까지 자금이탈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투신사의 최대 자금줄이었던 하이일드 및 CBO(후순위채)펀드에도 최근들어 자금유입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하이일드.CBO펀드는 투기등급 채권에 주로 투자하고 공모주 우선배정권이 주어지는 상품이어서 일반 공사채형펀드를 대체하는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새한그룹 워크아웃 사태 이후 투기등급(BB+이하)채권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자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이처럼 투신권으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자 투신사의 채권매수 여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최근 BBB+급 이하 회사채의 거래가 마비상태에 빠져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장진모 기자 jang@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