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터넷 중독증"이 현대인의 주요 질병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네티즌이 인터넷의 순기능을 적극 활용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사회적 차원에서 조성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터넷중독증이란 인터넷에 탐닉해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혼돈함으로써 초래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중독이 확산속도가 빠른데다 알콜중독이나 마약중독 못지많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모방송사에 근무하는 이모(34)씨는 최근 회사에 사표를 냈다.

6개월째 온라인 오락게임에 빠져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상공간에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추앙"을 받았다.

그의 빼어난 실력에 매료된 사람들은 그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와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현실세계에서는 추락을 거듭 했다.

회사일과 가정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주변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사이버 트레이딩이 확산되면서 주식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인터넷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하루에 1백번이상 증권사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이 끝난후부터 정보를 수집한다는 이유로 새벽까지 증권관련사이트를 서핑하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모든 사이트를 뒤지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신지용 교수는 "최근 정신과를 찾는 환자중 10%는 인터넷중독 중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환자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10배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사람들이 인터넷중독증을 병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 병원까지 오는 사람은 전체의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며 실제 인터넷중독증 환자는 훨씬 많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인터넷사용자의 10%가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신문과 코리아매트릭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네티즌 10명중 4명이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일상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인터넷중독의 판단기준은 크게 두 가지.

먼저 인터넷을 하지 않을 경우 금단증상이 나타나느냐의 여부다.

알콜중독자가 장기간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손이 떨리고 심하면 경련이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중독자가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이 나고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두번째는 인터넷으로인해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받느냐는 것.

중고등학생이 인터넷을 즐기느라 학교생활에 소홀해지고 사회인이 인터넷때문에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게될 정도라면 중독됐다고 봐도 된다.

인터넷중독증은 심할 경우 입원해 약물치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중독증을 치료하기위해서는 환자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운동시간을 늘리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동 세브란스 정신과 구민성 교수는 "환자가 현실세계에서 만족감을 갖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어야한다"며 "가족 등 친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화를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인터넷은 중독증세를 유발할 자극적인 내용도 많지만 오히려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만들고 건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순기능도 갖고 있다"며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