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차원에서 계열사를 흡수 합병하거나 특정 사업을 분리하려는 기업들이 주가급락으로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싯가가 당초 공시한 매수청구가격보다 턱없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진전기 태경산업 SK상사 등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계열사를 흡수 합병키로 의결했다.

삼성물산은 오는 6월8일 임시 주총을 열어 인터넷사업을 가칭 삼성아이젠에 양도키로 결의할 예정이다.

코오롱건설도 코오롱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 위해 외부평가기관과 합병비율을 산정중이다.

이들 기업은 그러나 최근 주가가 급락,상당수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돼 자금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SK상사의 경우 SK에너지판매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주당 1만3천5백3원(보통주기준)에 주식을 사주기로 했다.

그러나 24일 종가는 1만2천3백원으로 청구가격보다 1천2백원가량 낮은 상태다.

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인 6월7일까지 주가가 1만3천5백3원 수준으로 오르지 않는한 상당수의 주주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SK상사의 자금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좀 더 심각하다.

삼성물산의 매수청구가격은 주당 1만3천4백5원(우선주 7천1백66원)이다.

그러나 이날 종가는 절반수준인 7천70원에 불과하다.

주가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이미 인터넷사업 분리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주주 대부분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6월8일 열리는 주총에서 참석자의 절반이상이 인터넷사업 분리에 반대할 경우 인터넷사업 분리는 물건너 가게 된다.

만일 원안대로 통과하더라도 삼성물산은 당장 1조원이상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선택할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다.

인터넷사업 분리를 포기하거나 매수청구가격을 낮출수 있다.

상당한 자금을 동원해 매수를 청구한 주식을 모두 사들일 수도 있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현재로선 매수청구가격을 낮출 계획이 없으며 당초 공시한대로 인터넷사업 분리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일진전기 태경산업등도 주가가 매수청구가격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큰 차이는 나지 않아 SK상사나 삼성물산에 비해 시름이 덜한 편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