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회사채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창구가 직접금융에서 은행대출 등 간접금융으로 바뀌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식, 회사채, CP(기업어음)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규모는 지난달 5천6백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달의 1조6천7백억원보다 1조원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 기업에 대한 은행대출은 전달보다 5조8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전달 증가액(1조4천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3월 1천5백억원 늘어나는데 머물렀던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엔 2조5천억원이나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도 전달보다 3배 가량 많은 3조3천억원이 불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은행대출은 9조3천억원이 늘어 월중 증가규모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것은 증시침체로 유상증자 길이 막힌데다 투신 및 은행신탁 수신감소로 회사채 시장마저 위축돼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자금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증자나 회사채 신규발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실상 기업들의 자금줄은 은행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달엔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대기업 단기자금 수요가 급증한데다 중소기업 대출도 상업어음 할인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며 "지난해 주식발행 등을 통해 여유자금을 확보해 놓고 있어 기업 자금사정은 아직 원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