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불안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과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이 22일 각각 증권사 사장단회의와 투신사 사장단회의를 가지면서 불안심리 진정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내고 말았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동반 폭락, 각각 700과 130이 무너졌다.

원화가치 하락세(환율상승세)도 지속됐다.

미국증시하락 유가상승 등 국제적 요인만으로도 가뜩이나 불안한 마당에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 등 국내적 요인마저 꼬일대로 꼬여 금융불안 양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경제가 자칫 악순환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시장을 살릴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고삐풀린 환율이 천정을 모른채 치솟고 있다.

원화환율은 지난 10일 달러당 1천1백9원10전을 찍은 이후 12일만에 21원50전이나 올랐다.

원화환율이 이처럼 급등세를 타는 것은 외국인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환율은 양날의 칼이다.

원화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경우 수출가격 경쟁력에 타격을 준다.

반면 원화환율이 급등하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또 수입품 가격을 밀어올려 국내물가를 압박하게 된다.

외환딜러들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한 환율 급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천1백30원선을 깨뜨린 만큼 1천1백50원까지 가파른 상승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게 딜러들의 중론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23일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1백30원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한 1천1백50원대까지 쉽게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금융시장 역시 투신과 은행의 구조조정과 새한그룹 워크아웃 등으로 주식시장까지 불안해 외국투자가들이 국내시장을 이탈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반면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올들어 75억달러가량 들어왔지만 이탈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장불안으로 당분간 환율이 오르겠지만 월말에 수출입업체의 네고자금이 나오고 5월 무역흑자가 10억~15억달러 정도 예상돼 곧 1천1백20원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