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힘없이 미끄러지고 있다.

주식을 사줄데가 없기 때문이다.

투신사등 기관투자가들은 호시탐탐 주식을 팔 기회만 엿보고 있다.

만기가 임박한 뮤추얼펀드,주식형수익증권등 투신권의 잠재매물이 수북히 쌓여 있다.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가운데 투신권의 매물압박이 심해지면서 증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러나 펀드 만기물량에 따른 투신의 매도압박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6월 중순이후 수급구조가 다소 개선될 것이란 설명이다.

뮤추얼펀드와 주식형수익증권의 만기구조를 분석해본다.

<>뮤추얼펀드 만기물량=뮤추얼펀드 만기는 6월에 집중돼 있다.

6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펀드는 1조2천8백억원이다.

이후에는 7월 2천7백억원,8월 1천5백억원 등으로 미미하다.

뮤추얼펀드는 만기가 오면 원리금 지급을 위해 펀드를 청산(주식처분)해야 한다.

신규펀드가 설정되지 않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악성매물로 간주된다.

만기때 까지는 무조건 주식을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6월중 만기도래하는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펀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30~50%수준이다.

따라서 내달 중순까지 3천8백억~6천4백억원의 잠재매물이 대기하고 있는 셈.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뮤추얼펀드의 만기청산에 따른 물량으로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기물량이 내달초 피크를 이룰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후부터는 수급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식형수익증권=현 지수대에서는 큰 부담이 없다.

허연훈 대한투신 영업지원부장은 "주가가 워낙 떨어져 환매를 신청하는 고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투신사들이 4백7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데서도 알수 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를 때는 상황이 다르다.

환매압력이 높아지게 된다.

투신업계는 환매지수대를 800선으로 잡고 있다.

최영권 동양오리온투신 주식팀장은 "800선이 뚫기 어려운 저항선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도 800선 이상에서 예상되는 주식형수익증권의 환매와 그에 따른 투신사의 주식매도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형수익증권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지수는 700~1,052) 4개월간 25조원이 유입됐다.

지수상으로 대부분 원금손실 상태이며 환매 가시권에 접어든 자금이다.

그후에도 주식형펀드 잔고는 통계상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우채전환펀드(11조원) 하이일드.CBO(23조원)등 직접 주식투자와 관련없는 상품이 증가한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순수 주식형펀드에서 환매된 자금은 12조원가량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최대 13조원규모의 주식형펀드가 잠재 환매물량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물론 이 자금이 줄줄이 환매되는 일은 없겠지만 두고두고 주가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규자금이 유입돼 자금의 선순환이 이뤄질 경우 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

투신업계는 구조조정과 당면 현안인 7월초의 채권싯가평가제 실시라는 두 고비를 무사히 넘겨야만 신규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