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외국인이 더욱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17일 2천7백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28일(2천7백53억원)이후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하고 실적호전이 확인된 ''빅5종목''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한전 현대전자등을 주로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종목은 싯가총액이 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면 종합주가지수가 한층 상승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외국인 주도로 실적장세가 펼쳐질 수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얘기다.

<>외국인 빅5종목 매수=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54만주), SK텔레콤(9만주), 한전(49만주), 현대전자(241만주)를 순매수했다.

반면 국민은행 주택은행 신한은행등 은행주는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UBS워버그증권 창구를 통해 주로 매수됐다.

시장에서는 대형 글로벌 테크놀로지 펀드가 삼성전자를 꾸준히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삼성전자에 대해 1백60만주의 매수주문을 내놓고 매일 나눠서 매수해 나가고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앞으로 매수할 물량은 70여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호전이 배경=이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에 따라 앞으로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삼성전자를 대거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1분기에 무려 1조5천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같은 순이익은 지난 한해 순이익의 50.3%에 달한다.

7천5백48억원의 순이익을 낸 한전도 작년 순이익의 51.4%에 이른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한전의 향후 목표가격을 재빨리 상향조정했다.

종전의 3만9천원에서 4만8천원으로 높였다.

올해 나머지 기간에도 한전의 실적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메릴린치는 전망했다.

하반기 전기료 추가인상, 6월말로 예정된 안양및 부천발전소 매각, 자회사인 파워콤 매각, 민영화 가속화등을 주요 매수추천 이유로 들었다.

<>전망=외국인들은 대부분 1분기 이후에도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꾸준히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엥도수에즈 WI카증권의 임우택 영업담당 이사는 "일부 종목으로 제한되지 않고 여타 실적호전 종목으로도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아시아국가들의 환율불안,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등에 외국인이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부변수에 따라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달라질 여지가 아직 많다는 것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