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장에 매매상대방의 실수만을 기다리는 "요행수 주문"이 판을 치고 있다.

제3시장에 나오는 사자 주문은 절반이상이 10원짜리다.

"재수좋게 누군가의 실수로 매매가 체결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같은 장난성 주문으로 제3시장의 물이 흐려져 투자자들이 하나둘 고개를 돌리고 있다.

때문에 제3시장이 하나의 주식시장으로 자리를 잡도록 하기위해서는 투자자와 증권업계 스스로 장난성 주문을 자제하거나 걸러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이날 정오 현재 고려정보통신에 들어온 사자주문은 모두 15만8천8백주.

이중 60%에 해당하는 9만5천8백주가 10원 사자주문이다.

당시 고려정보통신의 평균주가는 4만6천원이었다.

장난성 주문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않는다.

같은 시각 네트검은 사자주문 14만6천2백주중 10만4천4백주(70%)가 10원에 매수하겠다는 오퍼였다.

네트라인플러스로 눈을 돌리면 장난성 주문의 비율이 더 올라간다.

9만3천7백주의 사자주문중 84%인 7만9천6백주의 오퍼가격이 10원이었다.

나머지 주문도 거의가 1백원미만에 사자는 오퍼다.

가중평균주가와의 격차가 1천원미만이어서 체결가능성이 있는 주문은 전체의 5%도 되지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팔자주문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소프트랜드 한국웹TV 코리아인터넷 스포츠뱅크코리아 케이아이티 확률이엔씨 등의 19일 최고 매도호가는 9백99만9천원이다.

이같은 요행을 바라는 주문은 매도.매수호가간 가격격차를 심화시켜 투자자들의 이탈만 초래하는 결과는 낳고 있다.

장난성 주문에 코스닥시장의 침체까지 겹쳐 지정(상장)종목이 늘어나는데도 제3시장의 거래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첫날인 3월29일 60억여원에 달했던 하루 거래대금이 꾸준히 급감,20일에는 10억3천여만원에 불과했다.

교보증권의 객장을 찾은 투자자 차모(40)씨는 "아무리 제3시장에 가격제한폭이 없다지만 매도.매수호가간 격차를 보고 있으면 투자할 맛이 안난다"고 말했다.

그는 "제3시장의 특성상 가격이 서로 맞아야 거래는 시키는 상대매매방식을 증권거래소나 코스닥같은 경쟁매매로 전환하기 어렵다하더라도 나름의 보완책이 마련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제3시장이 하나의 주식시장으로 자리를 잡기위해서는 증권회사들이 자율적으로 턱없는 매매주문에 대해서는 접수를 사절하는등의 노력이 뒷받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