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당국인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이 부심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주가를 안정시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지만 인위적인 부양책을 내놓기도 어렵고 그럴 형편도 안되기 때문이다.

이헌재 장관이 17일 기자회견에서 "기업의 수익성개선이 증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거나 "인플레 우려가 없다"고 강조한 것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불안감만 높아지는 것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시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금리안정을 통해 시중 여유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은 이미 알려진 내용들이어서 증시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지 못할 전망이다.

우선 증시 안정을 위해 큰손인 투자신탁회사들의 매수 여력을 넓혀줄 계획이다.

이를위해 빠른 시간내에 투자신탁회사들에 중도환매가 가능한 준(準)개방형 뮤추얼 펀드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준개방형 뮤추얼 펀드는 일정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거나 설립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만기전이라도 고객이 돈을 찾을수 있는 상품이다.

또 한국 대한 현대 동양오리온 등 4개 대형 투자신탁회사도 자회사 형태로 뮤추얼펀드를 설립할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준개방형 뮤추얼펀드와 이들 4개 투신의 뮤추얼펀드 설립 허용으로 주식 매수 기반이 상당히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사에 금융종합과세시 분리과세되는 만기 5년이상 펀드 설립을 허용한 것도 안정 대책의 하나다.

투신사들이 최근 선보인 분리과세펀드는 채권에 펀드자산의 50% 이상만 투자하면 된다.

나머지는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돈많은 재산가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많이 이뤄질 것으로 재경부는 기대했다.

투신사들이 고객 돈으로 운용하는 신탁계정과 자기자산으로 운용하는 고유계정을 엄격히 분리해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투신사에 돈을 맡길수 있게 하는 한편 상반기중 투신사 구조조정 작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투신사 구조조정으로 일부 투신사의 경우 외국금융기관과 전략적으로 제휴하는 곳도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신사에 연.기금이나 새마을금고 등의 주식형 수익증권 가입 제한 완화, 올 연말 만료되는 신탁형 저축 취급 연장 등도 검토중이다.

재경부는 또 금리안정 기조를 유지해 시중 여유자금이 주식에 투자할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헌재 장관은 거시경제 운용을 현행처럼 인플레 잠재위협을 제거하고 국제수지 흑자기조를 정착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해 금리를 당분간 올리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했다.

금리가 안정되면 투자자금이 주식으로 몰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