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은 주가가 사상 최대로 폭락한 17일 "기업들의 수익성과 부채비율이 크게 개선된 것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며 불안감을 잠재우느라 안간힘을 썼다.

-주가 폭락에 대응한 정부의 직접적 개입은 없나.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증시에 직접적으로는 개입하지 않는다.

수급을 조절하는 것도 지금과 같이 상황이 불확실할 때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정부는 분위기를 마련하고 제도와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기관투자가의 주식매수자금 여력을 보면 별 어려움이 없다"

-기관투자가들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외국인의 영향력이 큰 상황에서 기관들이 협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기관투자가나 금융중개기관은 금융시장이 살아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을 망가뜨려가면서 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에 나름의 책임을 다해 달라고 한건 바로 그런 의미에서다.

지금의 주가 폭락이 내재적 원인 때문이 아니라 미국주가 폭락에 따른 것이므로 적어도 며칠간은 균형된 감각을 가지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은행권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은행들의 경우 정부주식 대량 출하로 인한 주가하락과 감자(減資)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해 있다.

분명히 밝혀 두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런 것을 고려 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금리인상 계획은.

"한국은행이 판단할 문제다.

개인적으론 아직 물가상승의 우려가 없고 가까운 미래에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나가면 환율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일부 외국인들이 총선 며칠 전부터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매도 움직임도 한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관망적인 것이었다.

매도자금을 밖으로 갖고 나간 것 같지 않고 국내에 그대로 두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