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27일 증권회사에 외국환업무와 기업연금 업무를 허용키로 한 것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기관간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금융기관의 대형화 겸업화 국제화는 필연적 추세이기 때문에 최근 중개수수료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이와 함께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거나 경쟁력 있는 증권사에 새로운 업무를 우선적으로 허용해 주겠다고 밝힌 것은 증권사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영업중인 36개 증권사들이 합종연횡에 나서는 등 증권사의 대형화 및 전문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용근 금감위원장은 이날 증권사 사장단 조찬 간담회에서 "세계 금융업계는 적극적인 합병과 제휴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증권사도 기존의 중개수수료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적극적인 신상품개발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수입의 70~80%를 중개수수료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랩어카운트 파생상품 등 신상품과 새로운 업무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각 금융사들이 새 업무영역에 진출하는 것을 막을 규정은 많지 않다"며 "각 영역간 핵심업무가 아니라면 진출허가 신청시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의 차별화 정책에는 퇴출유도정책도 포함돼 있다.

이 위원장은 "시장을 교란하고 위법행위를 일삼는 증권사에는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함으로써 시장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임직원들의 위법 일임매매 등에 대해서도 종전에는 해당 임직원을 주로 문책조치했지만 앞으로는 증권사에 사용자 책임을 강하게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를 중심으로 영업규범이 지켜지도록 시장의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한편 시장교란행위는 철저히 단속함으로써 "시장개혁"을 이뤄나가겠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 정상기 증권감독국장은 "증권사들은 이제 합병등을 통해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종합증권사로 변모하느냐 아니면 전문화된 분야에 집중 투자해 경쟁력을 갖춘 소형사로 남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