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의 행보가 일반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왔다갔다하는 투신의 매매패턴에 따라 21일 시장은 크게 출렁거렸다.

개장초 20포인트 가까이 밀렸던 코스닥지수는 투신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힘입어 전장 한때는 하락폭을 7포인트까지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추격매수에 나서자 투신은 갑자기 얼굴을 바꾸어 매물을 던져댔다.

좁아졌던 하락폭은 다시 커졌다.

투신이 시장의 안정을 외면한다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투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남아있는 물량을 정리하기 위해 페인트를 쓴 것인가,아니면 주가흐름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보고 서둘러 정리에 나선 것인가.

그렇다면 언제쯤 본격 매수에 나설 것인가.

전문가들의 분석은 둘로 갈라진다.

첫째는 폭락한 종목이 늘어나면서 저점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다만 종목교체를 위해 매물을 늘렸다는 것.

둘째는 전장에 보여준 투신의 매수는 더이상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물타기라는 시각이다.


<>저점매수냐 물타기냐="낙폭과대 이상 호재는 없다"(한투 관계자)는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날 투신이 대량으로 매수한 주식은 공통점이 있다.

고점에 비해 폭락했다는 것.드림라인 한아시스템 휴맥스 등 반토막난 종목들이 타깃이었다.

떨어져봐야 여기서 얼마나 더 떨어지겠느냐는 계산도 깔려있다.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대형주들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우량한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구재상 미래에셋상무)로 보고 주식을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추가하락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저점매수의 기회로 보는 적극적인 매매작전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수동적인 매수세도 있어서다.

손실방지를 위한 로스 컷(loss-cut)의 전략도 깔려있다.

투신은 지수 230과 250선 사이에서 상당히 많은 물량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신의 경우 통상 20% 손실을 로스컷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볼 때 지수가 210선이하로 떨어지면 물량을 덤핑쳐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결론이다.

결국 지수를 떠 받쳐 대규모 손실을 막겠다는 것이다.


<>추세반전은 가능한가=투신이 일부 주식을 대량매수했지만 추세를 반전시키기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은 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실 이날 기관들이 사들인 물량중 상당수는 오전장 동시호가에 거래됐다.

하한가에 주문을 냈다가 잡힌 게 많았던 것이다.

반면 장중에는 매수강도가 약했다.

주가가 하한가에서 반등해 보합권근처에 오자 거꾸로 투신의 매도물량이 대량으로 흘러나왔다.

투신권도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시장을 확신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한 투신의 매매패턴 변화를 추세반전의 신호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로스 컷 방지 전략이 실패할 경우 1월 저점인 170선으로 밀릴 수도 있다"(이영목 대우증권 코스닥팀장)는 분석이다.

결국 시장에 새로운 상승모멘텀이 생겨야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