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는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력 주식 3천여만주를 교환사채(EB.exchangeable bond)발행 방식으로 사실상 매각할 방침이다.

EB발행을 통한 대규모 주식매각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21일 "한전주 매각을 대행해줄 자문회사(어드바이저) 선정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매각대상 주식은 3천2백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5.1%에 달한다.

지난해 제일은행을 뉴브릿지 캐피탈에 매각하면서 떠안은 물량이다.

시가(20일 종가 2만7천1백50원)로 환산하면 8천1백45억원정도 된다.

예보는 주식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매각방법으로 EB발행방식을 택했다.

EB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 채권발행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자사 주식이 아니라 타사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사채(CB)와 다르다.

이번의 경우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한전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 발행된다.

투자자는 앞으로 한전주가가 교환가격보다 높으면 교환권을 행사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주가가 낮으면 교환권을 포기하고 당초 약속한 고정금리를 챙길 수도 있다.

예보는 교환사채가 일반 회사채보다 투자자에게 유리한 만큼 교환가격은 높게,고정금리는 낮게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교환가격은 매각시점의 시가에 일정비율을 할증해 정하는데 예보는 20~50%의 할증률을 고려하고 있다.

할증률이 20%라는 것은 채권발행 시점 시가가 2만5천원이면 20% 높은 3만원을 교환가격으로 정하는 것이다.

EB발행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계자는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돼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에 매각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EB발행으로 예보는 한전주를 현 시가보다 높게 파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나중에 주식교환이 안되더라도 싼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