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펀드와 CBO(후순위채)펀드의 수탁고가 급증하면서 투신사들이
투기등급채권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보유중인 투기등급 채권의 절대량이 부족한 신생 운용사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재 하이일드 펀드와 CBO(후순위채)펀드의
수탁고는 각각 10조 4천억원과 3조7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두 펀드에 포함시켜야 하는 투기등급채권의 규모는 최소 6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하이일드 펀드는 운용약관상 신용등급 BB+이하의 채권과 B+이하의
CP(기업어음)에 50%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또 CBO(후순위채)펀드 역시 이와 같은 등급의 채권 및 CP에 50%이상을
투자해야 하지만 이중 CBO의 후순위채권을 30%까지 편입하므로 실제 수요는
전체 자산의 20%에 해당한다.

따라서 하이일드 펀드를 위해서는 5조2천억원 이상(수탁고의 50%),
CBO펀드를 위해서는 7조4천억원가량(수탁고의 20%)의 투기등급채권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채권시장에 나와 있는 물량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이 두 펀드를
판매중인 투신(운용)사 및 자산운용사는 개별기업과 직접 접촉하는 등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투신의 한 관계자는 "대형투신사도 자체 투기등급채권 보유물량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라며 "개별기업을 설득해 채권발행을 유도하는
등 물량확보를 위해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기등급회사의 채권인 만큼 무작정 편입시킬 수도 없어 편입채권
선별작업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같은 신생 운용사는 회사가 확보해 놓은 투기등급
채권이 부족해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교적 우량한 기업의 경우 운용사들의 경쟁이 심해 발행금리가
기존 채권에 비해 낮게 책정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채권부분을 통한 수익률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편입할 수 있는 채권의 신용등급을 높이지 않는
한 이런 현상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재석 기자 yag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