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만기가 지난 대우채 펀드에 대해 오는 2월8일 이전에라도 대우채의
95%를 환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전산준비를 마친 증권.투신사들은 설연휴(2월4~6일) 전에라도
대우채펀드의 95% 환매를 시작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김종창 상임위원 주재로 대우채 환매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관계자는 "다음달 8일 환매를 요청하는 고객들로 창구마다 장사진을 이뤄
비대우채펀드를 가진 투자자에까지 심리적인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기
분산환매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증권.투신사들은 최대 30조원으로 예상되는 환매요구에 다
응해도 남을 만큼 충분한 유동성(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오히려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선 조기환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증권.투신사들은 다음달 8일 환매에 대비해 전산 프로그램을 짜놓은 상태
여서 조기 환매를 위해선 프로그램 보완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금감위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1,2일께 일부 증권.투신사의 대우채펀드 95%
환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진 하이일드펀드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해야 미리 95%를 환매해 줬지만
이번엔 그냥 다 찾아갈 수 있다.

금감위는 다음달 8일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23조원을 포함해 대우채펀드
32조원 전액을 투자자들이 다 찾아가도 증권.투신사의 유동성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유동성 확보대책과 관련, 자산관리공사의 투신사가 보유한 대우채 매입
(6조5천억원)은 31일까지 완료되고 채권시장안정기금은 다음달 2일까지
5조원의 추가조성을 마친다.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이번 환매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증권.투신사
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 유동성 문제로 환매자금
을 내주지 못하는 회사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2월2일로 예정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2.8 환매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방안을 논의한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