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엔젤(개인투자자)이 급증하고 있다.

"벤처 열풍"에 따른 것이다.

2000년 1월 현재 개인사업자 직장인 가정주부 등 1만명이 웃도는 개인들이
엔젤로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엔젤클럽이 생긴지 1년여만에 이만큼 엔젤이 늘어난 것이다.

엔젤클럽도 17개로 늘어났다.

장외주식 투자자를 위한 사이버 엔젤클럽도 잇달아 결성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엔젤클럽은 뚜렷한 기업평가능력 없이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파이낸스회사를 하던 사금융업자들까지 엔젤클럽을 결성에 가세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8일 중소기업청과 벤처업계에 따르면 엔젤의 약 70%를 차지하는 서울지역
의 경우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혜택을 받기 위해 벤처투자확인서를 발급받은
사람이 이날 현재 8백5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달말까지 약 1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지방중기청은 벤처기업의 주주명부를 확인한 결과 급여생활자가 평균
약1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개인사업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종합과세 신고때 나머지 사람들이 벤처투자를 신고할 경우 서울지역만
최소 1만명이 웃돌 전망이다.

투자자 연령은 지난해는 40~50대 성인남자들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30대 초반 직장인까지 연령층이 넓어지고 계에 들었던 주부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엔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벤처열풍으로 "벤처투자=뭉칫돈"이라는
인식이 퍼진데다 지난해 이후 코스닥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일반개인들은
코스닥 등록전 벤처기업(프리 코스닥)의 주식을 확보하지 못해 엔젤클럽을
통해서 이를 사들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지난해 엔젤투자자에게는 투자금액의 30%를 소득에서 공제해 주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혜택을 주어서 엔젤투자열풍이 더욱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엔젤클럽들은 유망한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후관리능력이 없는 편이다.

이들은 "무조건 물량을 확보하고 보자"는 ''묻지마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또 지난해 파이낸스사태 이후 사금융이 금지되자 파이낸스업자들이 무더기로
간판을 엔젤클럽으로 갈아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외주식 투자자를 위한 사이버 엔젤클럽은 정보와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사이트인 팍스넷(www.paxnet.co.kr)은 최근 엔젤클럽을 발족
했다.

이에 앞서 인터넷 장외주가 제공업체인 바이스톡은 지난해 10월 한국엔젤
클럽(www.koreaangel.co.kr)을 결성했다.

이 사이트는 회원을 대상으로 장외주식을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

회원은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하며 1천5백여명에 이른다.

회원들은 그동안 시큐어소프트 등 20여개 장외기업에 투자했다.

회원당 1회 투자금액은 2백만~2천만원 정도다.

장외주가 제공업체인 PBI(www.pstock.co.kr)도 지난 25일부터 엔젤클럽
회원을 모집중이다.

가입자수는 5백~1천명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회원에게는 유망장외주식을 수백만원 단위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 안상욱.조성근 기자 sangwoo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