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하락장세에선 맥을 못춘다"

소규모 매수로도 코스닥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외국인이 올들어서는 무력감을
드러내고 있다.

외국인은 그동안 폭락장에서 물량을 거둬들였다가 폭등장에 처분, "짭짤한"
시세차익을 얻었으나 지속적인 약세장에선 이런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라 외국인은 올들어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종목의 경우 저가매수라고 여겼으나 매수후 주가가 더 떨어져 오히려
"고점"에 매수한 격이 되는 사례도 흔해지고 있다.

씨엔아이의 경우 외국인은 지난 4일(1만4천원대)부터 26일(1만1천8백원)까지
무려 2백43만주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지분율은 8.82%에서 21.79%로 12.97% 포인트 상승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 회사의 주가는 잠시 1만8천원대까지 올랐으나
곧장 하락세로 반전, 27일에는 9천원대로 급락했다.

외국인의 주당 평균매입단가가 1만5천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은 단기간에
무려 34.5%(1백2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이다.

외국인은 코리아링크 새롬기술등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9일(6만8천2백원)부터 신규 등록종목인 코리아링크에 대해
추격매수에 나서 지난 25일(8만4천2백원)까지 26만3천주를 순매수했다.

특히 주가가 9만5천6백원으로 단기고점을 기록할때도 11만8천주나 사들였다.

그러나 이 회사의 주가는 27일 6만원대로 되돌아가 평균매입단가(8만2천원)
에서 외국인은 주당 2만원이상의 평가손을 당하고 있다.

새롬기술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주당평균 17만원선에 30만5천주를 순매수
했으나 27일 세롬의 주가는 11만원대에 맴돌고 있다.

김관수 신흥증권 코스닥팀장은 "외국인은 장기로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에 이달의 거래로 손해를 봤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주가하락으로 외국인이 사면 일반인들이 가세해 그 종목은 오른
다는 등식은 많이 퇴색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