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증시를 다시 생각해보면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대비 70%이상 오른
반면 섬유업종의 주가지수는 8.8% 상승하는데 그쳤다.

자연히 1999년 연초에만해도 1.5% 정도였던 싯가총액비중도 연말엔 0.8%로
축소됐다.

주식시장의 촛점이 정보통신 업종이나 인터넷 관련 벤처쪽으로 맞춰져
시장 관심으로부터 소외된 것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섬유업종이 시장의 대세를 거스를 수 있을 만큼 매력 포인트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IMF사태직후부터 1998년까지의 1년 남짓동안 섬유업종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초과 수익률을 올린 업종으로 관심을
받았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투자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수익성 호전(당시에는 환율변수가 호전요인)만 가시화된다면 언제든지
주목받을 수 있는 업종이라는 얘기다.

한국 섬유산업의 경우, 수출의존적인 산업 구조상 수출증가와 수급개선이
관건으로 볼 수 있는데 현재로써는 큰 폭의 수출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과 홍콩의 수요 침체와 원화강세(환율하락)및 일부
선진국의 반덤핑 조사및 판정등이 수출의 걸림돌이다.

한편으로 1998년 이전의 생산능력 확충경쟁 후유증으로 남은 공급과잉
상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도 힘든 상황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가상승등의 영향으로 원재료가 상승압력및 원화기준의
제품단가 하락효과등으로 제품 마진율이 악화될 조짐마저 엿보인다.

실제로 화섬업종 상장회사들의 경우 1999년 결산에서 수출단가 하락등으로
매출외형이 전년대비 15%정도 감소하고 수익성 또한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망이 어두운 것은 결코 아니다.

세계경기 회복과 중국의 WTO가입등으로 금년부터는 장기적으로 화섬의
국제 수급여건이 호전될 전망이다.

따라서 화섬사와 화섬직물을 표본으로 기준할때 금년엔 각각 4.7%와 3.3%의
수출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이들 품목의 수출이 감소세 였으나 금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내수쪽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섬유산업의 수급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이같은 수급변수 호전에 기업자체의 구조조정 효과등이 더해져 상장업체
(화섬기준)들의 수익성 호전도 기대된다.

2000년및 2001년의 예상실적 기준 업종 PER(주가수익비율)는 3-4배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익성 지표로만 본다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업체별로는 국내 최대의 폴리에스터 장섬유사 생산업체인 한국합섬이
업황 회복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산 매각과 계열사 통폐합등을 통해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효성도 주목할만 하다.

< 나영신 엥도수에즈WI카증권 조사부 과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