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고 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주가가 오르면 힘이 붙게 되지만 거래가 적으면 힘도
달리게 된다.

거래량 증감여부가 주가등락의 신호등 역할을 하는 셈이다.

올들어 거래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거래량이 좀체 늘지 않자 돛단배가 무풍지대에 갇혀있는 형국이다.

정보통신, 인터넷등 성장주와 실적호전 전통우량주인 가치주의 대역전극
조짐, 미국 주가등락으로 인한 국내 주가의 극심한 부침등이 거래가뭄의
주요 배경이다.

오는 2월초로 다가온 대우채 95%환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도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이다.

시장관계자들은 따라서 미국 주가가 안정되고 불안및 경계심리가 걷히기
전까지는 거래량이 쉽게 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가 급등세를 탈 수 있지만 탄탄한 상승곡선을 그리기엔 힘이 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가 재상승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라는 열쇠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거래량과 주가추이 =지난 4일이후 17일까지 10일동안(거래일 기준)
하루평균 거래량은 2억2천6백만주에 불과했다.

지난 5일과 11일 2억5천만주대가 최고였다.

지난 10일과 17일 종합주가지수가 각각 38포인트, 35포인트나 올랐다.

하지만 거래량은 각각 2억4천만주, 2억1천만주 정도로 대폭 하락한 6일이나
12일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7월초 대우사태 발생이전엔 달랐다.

주가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1,000선을 뚫어낼 당시에는 하루평균
거래량이 3~4억주대에 달했다.

<>거래량이 늘지 않는 배경 =우선 정보통신주와 비정보통신주와의 차별화에
따라 일반투자자들의 돈이 잠겼기 때문이다.

일반인 선호주인 은행 증권주등이 많이 떨어져 과감히 손절매에 나설 수
없는데다 이들 종목이 연초 들어 상승세를 보여도 새돈을 넣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투자자들의 매매비중은 지난해 10월 78.40%를 고점으로 해 11월 75.39%,
12월 73.19%, 올들어 지난 14일까지 68.48%로 계속 떨어졌다.

업종별 거래량을 따져보면 더 확연히 드러난다.

증권주는 올들어 하루평균 거래량이 2천만주 정도다.

1998년 10월 중순이후 증권주가 강한 상승탄력을 받을 때는 4~5천만주,
많을 경우엔 8천만주로 늘었다.

은행주도 마찬가지다.

최근 하루평균 1천5백만주가 거래되지만 지난해 소폭 오름세라도 탔을 때엔
2천~3천만주에 이르렀다.

반도체, 정보통신주가 포함된 전기기계업종의 거래량은 지난해 10월이후
상승세일 때 하루 7~8천만주, 많게는 1억주를 웃돌았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3~4천만주로 뚝 떨어졌다.

결국 큰폭의 조정을 받으며 성장주의 거래량이 감소한만큼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치주의 거래량은 상대적으로 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 주가와의 동조화는 매매참여를 더욱 주저하게 만들어
거래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주가전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의 박재영 과장은 "2월초 대우채 환매문제
가 마무리돼야만 거래량증가와 동시에 안정적인 주가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때까지는 일반인, 외국인, 투신사등 주요 매매주체들의 거래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의 조병문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의 경우 대우채환매에
따른 손실부담을 여전히 우려해 증권주를 쉽게 사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일반투자자들도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