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밀레니엄의 첫해인 경진년의 새날이 열렸다.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비상하는 용처럼 올해 주가도 나래를 펴고 솟아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작년 폐장일에 주가가 급등함으로써 이런 설레임은 더 커져가고 있다.

새천년 새해에는 주가가 얼마나 상승할까.

또 그런 상승세의 주식시장을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

지난해 "주가 1000시대"를 연 주역들이 꼽혔던 것처럼 새해엔 누가 주가
1000시대를 다지고 지키는 주인공이 될 것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 주연에 펀드매니저를 포함시키는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주가와 주식시장은 "큰손"의 움직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펀드매니저가
바로 큰손의 큰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 펀드매니저로 강신우 현대투신운용
수석펀드매니저, 김영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자산운용2본부장, 박경민
SEI에셋자산운용 상무, 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 이사, 송상종 피피데스
투자자문 사장등을 꼽고 있다.

강 매니저는 "바이코리아펀드"의 대표급 매니저로 운용자산이 2조원에
달하는데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애널리스트와 매니저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 본부장은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1,2,5호"를 1백% 가까운 수익률로 상환한
뒤 새로운 "박현주펀드시리즈"를 담당하고 있다.

흐트러짐없이 냉철한 사고로 주식시장을 응시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박 상무는 펀드매니저 사이에서 "국내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취미가 "주식공부"일 정도로 주식에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성장주가 각광을
받았던 작년에는 고생을 했으나 "가치주"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이사는 주식시장이 혼조국면을 보이던 작년 8월에 뮤추얼펀드를 시작했음
에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송 사장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투자자문업계에서는 이미 상당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밖에도 이채원 동원BNP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 김영수 동양오리온투자신탁
주식운용1팀장, 김석규 리젠트자산운용 이사, 이승호 태광투신운용 주식운용
팀장, 이재현 대한투신 매니저등도 주목을 받는 펀드매니저이다.

펀드매니저와 함께 애널리스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매니저가 투자를 행동에 옮기는 행동대원이라면 애널리스트는 그런 행동에
확신을 주는 이론적 근거등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99년은 엄청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물갈이가
일어났다.

극심하 주가양극화로 인해 금융 조선 철강관련 애널리스트들의 빛이 바랬다.

반면 뉴 밀레니엄의 총아로 떠오른 정보통신관련의 새로운 흐름을 한발 앞서
받아들이면서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애널리스트들도 적지 않다.

동원증권의 전우종 연구원, 삼성증권 나홍규 애널리스트, LG증권 정승교
연구원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새해에도 주식시장의 앞선 흐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지금은 무명에 머무르고 있지만 스타탄생을 준비하는 애널리스트도 적지
않을 것이다.

뉴 밀레니엄에는 현재로선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등장할
것인데, 그런 변화를 아무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20대 및 30대초반의 새내기 애널리스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최고봉으로 대접받는 스트래티지스트들의 활약도 빼놓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주식시장 흐름을 제대로 제시한 스트래티지스트로는 김헌수 메릴린치
증권 이사와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가 꼽혔다.

이들은 올해도 이 부문 선두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서치를 강화한 이후 아직까지 이렇다할 평가가 내려지지는 않고 있으나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과 이근모 굿모닝증권 상무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에 새로 등장한 데이트레이더들도 시장흐름을 크게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상담사가 대종을 이루고 일부 개인투자가들이 가세하고 있는
데이트레이더들은 1인당 투자금액이 1억~10억원에 불과하지만 하루에도
수십차례나 사고팔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데이트레이더들은 "스스로 만든 억만장자(Self-made Millionare)"로
미국에서도 하나의 새로운 직업으로 정착되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됨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정보독점이 없어짐에 따라
데이트레이더들도 기관이나 외국인과 수익률을 놓고 당당히 겨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이버증권사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는 것도 데이트레이더의
활약을 높게 할 것이다.

수수료율 인하경쟁으로 수수료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주식매매회전율이
더 높아지고, 주가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외국인들도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외국인의 싯가총액비중은 23%에 달하고 있다.

종목에 따라서는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나드는 것도 적지 않다.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외제주가"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외국인은 올해도 한국주식을 순매수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투자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4월로 예정된 총선이다.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승리한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집권여당이 패배한다면 김대중 정부의 정국장악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경제개혁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이 "한국팔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올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정치"를 포함시키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다.

99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처럼 "비상식의 상식"을
주장하는 "오피니언 리더"는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이미 상당히 올라 있어 중력을 느끼는데다 총선등으로 변화의
조짐이 많은 만큼 "몸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