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북(종)은 누군가가 때리면 울리게 되어 있다.

한번 우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나긴 여운을 남긴다.

사람들은 여운이 은은하면서도 오래 가는 것을 명품으로 친다.

충격이 남긴 맥놀이에서 그것의 의미를 되새기고 본성을 음미하려는 인간의
습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주식시장도 28일을 마지막으로 20세기를 마감하게 된다.

사람마다 생각이 제각각이다.

그런 마감에 앞서 갖가지 맥놀이 현상이 나타난다.

마치 종소리가 만드는 맥놀이처럼 주가도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좀처럼 결말을 맺지 않으려 한다.

세상흐름이 그렇듯 주식시장도 여전히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존재다.

아인쉬타인도 그것을 인정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영원히 구분할 수 없는 한 몸둥이라고.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