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4일째 하락하면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의 시장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

기업실적등 펀더멘털(기초여건)로 볼 때 내년 1월이후 장세가 좋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장의 수급불균형과 투자심리불안에 의한 주가하락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선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0일이동평균선을 단번에 밑돌았고 포항제철 한국전력
삼성전자등 대표주자들의 추세가 무너지고 있는등 기술적지표들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1백20일이동평균선(929) 부근에서 지지가 이뤄진 뒤 연말까지
950~1,000선의 박스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론을 이루고 있다.

<>불안한 기술적지표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15일 20일이동평균선을 크게
밑돌아 주가장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올들어 지수가 20일선을 크게 밑돈 것은 네번 있었다.

그때마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큰폭으로 하락하거나 2개월가량의 게걸음장세가
이어졌다.

특히 9월27일에 지수가 20일선을 밑돈 뒤 10월5일까지 165.87포인트(17.3%)
나 폭락한 뒤 10월말까지 조정국면이 이어졌다.

7월23일의 경우엔 박스권장세가 2개월간 지속됐다.

한국전력이 1백20일선 밑으로 떨어졌고 포항제철은 2개월이상 지속됐던
박스권을 하향이탈했다.

삼성전자도 20일선을 하향돌파했다.

삼성증권 현대중공업등 업종대표주들도 추세를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홍콩과 싱가포르 한국등 아시아증시 "3인방"이 동시에 흑삼병이
출현했다는 점도 불안심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흑삼병이란 일봉차트에서 음봉이 3개 연속 나타나는 것으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볼륨레이쇼(VR)도 80%대로 떨어졌다.

VR란 최근 25일동안 주가상승일의 거래량합계를 주가하락일 거래량합계로
나눈 값이다.

VR은 통상 1백50~2백%를 유지하며 70% 아래로 떨어지면 침체국면, 4백50%
이상이면 과열국면으로 해석한다.

<>주가전망 =지수는 930선 부근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950~1,000포인트의
박스권으로 되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서명석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주가하락은 뇌동매매에 의한
투매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투매가 어느정도 진정되면 주가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올해 기업실적이 좋아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
들이 많아 주가가 950선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세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종합주가지수가 950.02에서 반등했고 16일에는 944.36에서 반등한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전저점(936.25.11월28일)밑으로 떨어지지 않는한 930선 지지는 가능해
보인다.

다만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는 "심리적 지지선인 900선은 지켜질
것이나 왕성한 매수세력이 없기 때문에 큰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연말등의 요인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홍콩 싱가포르등에서 일부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1월장"에 대한 기대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