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수급불균형과 심리적 불안으로 주가가 폭락했으나 내년 주가전망
을 감안할 때 조만간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3일밖에 지키지 못하고 폭락한데 대한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한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은 이렇게 요약된다.

외국인이 이틀째 순매도를 기록한데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요청을 받고
있는 투자신탁(운용)회사들이 주식을 매도함에 따라 수급이 무너지고 있다.

전날 미국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홍콩주가가 이날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불안해진 영향도 가세했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큰폭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펀더멘탈이 변한 것은 없다.

또 종합주가지수가 950선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가 주춤할
것이며 11월말부터 판매된 뮤추얼펀드들도 저가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폭락에 따른 반발매수세도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폭락원인 =수급불균형과 심리불안이 주가를 큰폭으로 끌어내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외국인이 전날(57억원)에 이어 이틀째 순매도를 나타낸 것이 주가하락의
촉매로 작용했다.

지난 10월28일부터 주가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이틀연속 순매도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순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그동안 투자신탁의 매물을 외국인이
받아줬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컸다.

투자신탁을 비록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도 행진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도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이다.

기관들은 프로그램매수를 제외할 경우 지난 13일부터 하루에 2천억원 이상
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들의 주식매도는 장세영향력이 큰 대형주의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
한다.

대형주 약세는 주가지수선물 가격도 끌어내리며 지수하락폭을 크게 한다.

15일 주가지수선물 2000년 3월물 가격이 7.05포인트나 폭락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지난 6월에 설정된 주식형 수익증권의 경우 30% 가량의 이익이 난데다
환매수수료도 없어 상당부분이 환매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주식형을 환매한 자금이 "하이테크펀드"에 집중되면서
인터넷.통신주는 강세를 지속하는 반면 블루칩은 하락하는 양극화를 심화
시키는 등 주식시장의 질도 상당히 떨어지는 것(대우증권 관계자)으로 분석
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거래소 시장을 떠나 코스닥시장이나 공모주 청약으로
몰리고 있다.

거래소 시장에 남아있는 투자자들도 통신주등에 집중됨으로써 다른 종목
에서는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다.

또 지난 13일현재 미수금이 9천억9원으로 11일보다 1천3백33억원이나 늘어난
것도 수급불안을 크게 하고 있다.

전날 나스닥지수가 86.51포인트(2.36%)나 떨어지고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도
32.42포인트(0.29%) 하락, 홍콩 항셍지수가 큰폭으로 하락한 것도 투자심리
를 악화시켰다.

<> 향후전망 =종합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95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곧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은 "내년도 기업수익과 FV/EBITDA(기업가치/이자.
세금지급전 이익) 7.5배를 감안했을 때 종합주가지수는 1,200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주가가 950선 밑으로 떨어지면 저가매수세가 나타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도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연말 결산을 위해 주식매매
를 최소화하고 있으나 내년 이후를 겨냥한 선취매 세력도 일부 나타나고 있어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인호 한빛은행 단위형금전신탁과장은 "지수가 950선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형 수익증권의 수익률이 크게 낮아져 환매가 줄어들고 11월말부터 판매
된 뮤추얼펀드도 주식매수에 가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5일 후장동시호가에서 지수하락폭이 10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