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세우게 하고 종종걸음을 치게 만드는 계절이다.

추위에 몸을 감싸는 인간과는 반대로 나무는 화려했던 단풍옷을 훌훌
벗어던진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려는 계절은 여러가지로 주변 풍경을 바꾼다.

몸을 감싸는 사람이나 북풍한설에 고스란히 몸을 맡기는 나무나 겨울은
건너지 않을 수 없는 강이다.

방법이 다를뿐 목적은 꼭 같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죽은듯 미동이 없지만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

결코 마르지 않는다.

추위에 맞서지 않는 것이 살아남는 지혜다.

증시에도 겨울의 문턱 같은 찬바람이 분다.

불어오는 칼바람을 뚫고 나가기란 쉽지 않다.

닥치는 추위를 받아들이되 살아남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더욱 무성한 봄을 맞을 수 있다.

< 허정구 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