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물밀듯이 유입되고 있다.

대우사태와 투신 문제가 해결돼 주가전망이 밝아진데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 환차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기업들의 해외증권 발행이 감소,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할 수밖에
없게된 점도 외국자금의 국내유입을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확대로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원화가치의 상승을 가속, 수출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 통화관리를 어렵게 하는등 거시경제운용에 문제점으로 작용할 소지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증권거래소와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9월중 5개월동안 무려
5조4천7백4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10월부터 순매수(9천70억원)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11월4일까지 일주일(거래일 기준으로는 6일)동안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무려 1조2천4백38억원에 달했다.

10월 한달동안의 순매수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외국인들은 5일에도 1천9백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순유출을 기록했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도 10월에는
5억6천6백만달러가 순유입됐으며 이달에는 그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월부터 10월까지 직.간접투자형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백28억6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유입액 85억1천만달러로 크게 웃도는 규모다.

외국인의 주식투자자금이 다시 밀려들고 있는 것은 크게 세가지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FT지수편입가능성 및 MSCI지수 비중
조정 연기 등이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대우와 투신(운용)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응을
적극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4일 발표된 "금융시장 안정대책"으로 이런 부정적 평가는
가셨다.

실제로 미국의 모건 스탠리는 최근 ''대우 및 투신사 구조조정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우 및 투신사 구조조정에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 등을 감안할 때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무디스는 최근 한국을 극비리에 방문,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위한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의 FT지수편입은 11월말이나 12월초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모건스탠리는 내년 2월부터 MSCI지수에 말레이시아를 편입시키고 대만
비중을 확대, 상대적으로 한국비중을 축소하려던 계획을 5월31일로 연기됐다.
(공현무 모건스탠리증권 부장)

둘째 원화가치 상승추세다.

지난 9월말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순채권국이 됐다.

작년부터 내년까지 3년연속 1백억달러 이상의 경상수지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10월말부터 원-달러 선물환율이 현물환율보다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외국인은 주식투자수익 외에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정진호 액츠투자자문 사장)

셋째 해외DR 발행의 감소다.

지난 5~9월중 발행된 해외DR은 6조1천억원에 달했다.

반면 10월부터는 거의 없다.

담배인삼공사가 9억5천만달러를 발행하려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주춤
거리고 있다.

발행시장에서 한국주식을 살 수 없게 되자 유통시장에서 사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

외국인의 적극적인 주식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913.09를 기록,
최근 7일(거래일기준)동안 119.67포인트(15.1%)나 상승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조정을 거친 뒤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투자신탁(운용)의 주식형 및 공사채형 환매도
줄어드는 등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반면 원달러환율은 급격히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다.

지난 9월말에 달러당 1천2백17원70전 하던 원달러환율은 지난 4일
1천1백84원90전으로 32.8원(2.8%)이나 떨어졌다(원화가치 상승).

특히 지난 4일에는 원화가치가 하루동안 7원(0.6%)이나 올랐다.

원화가치 상승하면 엔화강세의 수혜가 예상되는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상수지흑자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당국이 원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통화량(M2)가
크게 늘어나 물가불안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게 된다.

한편 증권거래소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계
자금은 미국이 4천4백5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말레이시아(2천3백26억원) 영국(7백52억원) 스위스(4백38억원)
아일랜드(3백37억원) 순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