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법정관리중인 상아제약의 주식을 대량 취득, 2대 주주로 떠올랐다.

녹십자가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업계는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8일 녹십자는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근 장내매수를 통해 상아제약
4만8천여주(7.3%)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녹십자는 가교신용금고인 한아름금고(17.9%)에 이어 상아제약의
2대 주주로 떠올랐다.

녹십자는 상아제약 지분 취득에 대해 "상아제약에 대한 회계장부 열람권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 설명했다.

상아제약은 미국의 백신관련 벤처회사인 아비론에 자본출자를 해놓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2개국 및 미국시장에서 이회사 제품의 판권 30%를 갖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녹십자가 백신전문 제약업체인만큼 세계 백신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함이며 경영권 확보에는 전혀 관심없다"고 밝혔다.

회계장부 열람권은 3%이상 주주에게 주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아비론의 성공여부에 따라
녹십자가 상아제약을 인수할수도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현재 아비론이 개발한 감기예방백신은 기존 주사형이 아닌 분무형이며 감기
예방효과도 기존 66%대보다 훨씬 높은 92%에 달한다.

국내 감기백신시장 규모만 4백억원에 달해 상품성이 충분한 것으로 전문가
들은 평가했다.

이와함께 상아제약이 아비론의 모든 상품에 대해 판권을 보유하고 있어
녹십자로선 눈길을 뗄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한보그룹 계열사였던 상아제약은 지난97년1월 부도나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최근 5대1의 감자로 자본금이 66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 박준동 기자 jdpow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