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가가 조정국면에서 벗어나는 것일까.

지난 주말 미국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유럽, 남미, 아시아국가들의 주가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였다.

미국 금리인상이란 변수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여부에 영향을 미칠만한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미국주가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세계경제의 기관차인 미국이 어떤 금리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다른 국가
들의 경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제투자자금의 흐름도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오는 10월초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FRB가 금리정책을 결정할 예정이어서
미국주가의 움직임에 세계증시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세계주가 어깨동무현상 =지난주말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들이 긍정적
으로 나타나자 미국 뉴욕의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보다 2.17%나 폭등했다.

나스닥지수는 무려 3.98% 뛰었다.

미국경제가 아직 과열상태가 아니여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미국주가 상승으로 멕시코 브라질등 남미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의 독일주가도 2.8%, 영국주가는 2.2%가 올랐다.

이같은 영향으로 6일 한국 홍콩 일본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거래소 조사국제부의 신동훈 조사역은 "지난 3월~4월, 5월~6월동안
세계주가의 동조화현상이 발생했다"며 "미국금리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 특히 심했다"고 말했다.

<> 동반상승 이어지나 =당장 오는 10일께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지표의 높고 낮음에 따라 다시 한번 미국 주가가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금리추가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10월초를 전후해 동조화현상이
계속될 소지가 많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국제투자자금의 흐름도 바뀔 수 있어 관심이다.

금리인상시 미국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와 아시아증시등으로 환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물론 미국 금리인상은 미국 주가하락->미국경기침체->세계경기 침체->세계
주가하락으로 연결될 것으로도 우려된다.

신영증권의 최광훈 조사역은 "미국에서 빠져나온 국제자금이 한국보다는
일본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일본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엔화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국내 증시의 경우 대우그룹처리과정에서 돌출변수가 발생할 수 있고
서울은행 매각협상결렬과 대한생명문제등이 해결되지 않은 점때문에
외국인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재벌개혁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주는 강력한 동조화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경기가 전세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실제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주가는 지난 한주
동안 15.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도 6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등 초강세를 보였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