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은 주가상승을 바라는 "희망"과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
"현실" 사이에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960을 중심으로 등락이 거듭되는 박스권장세가 예상되나 조정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중남미의 경제위기와 미국주가하락등 해외여건이 불안한데다 외국인과 투자
신탁 등의 매수강도 약화와 투신사 구조조정문제등 국내요인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블루칩이 강세를 지속해 지수의 큰폭 하락을
막을 것이나 대우그룹 워크아웃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은행.증권주는 하락
하는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과의 공방전에서 희망이 승리할 경우엔 7월19일 이후 한달 보름만에
주가 1000시대가 다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증시부담요인 = 지난주 주가상승으로 이끌었던 해외요인이 불안쪽으로
기울고 있다.

에콰도르의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으로 중남미 위기설이 다시 나오고
그린스펀의 금리추가인상 시사발언으로 미국 주가가 연이틀 1백포인트가
넘게 하락했다.

타이거펀드의 공식부인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 위기설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잠복해 있는 상태다.

외국인들도 지난 27일 3백22억원어치의 주식을 처분, 7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국내요인도 만만치 않다.

대우그룹의 워크아웃과 증권.투신(운용)사의 MMF 및 수익증권 환매문제로
회사채수익률이 두자리수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윤석 CSFB증권 이사는 "금리가 하향안정으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 한 주가에
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유동성 문제를 우려한 투신사들도 주식매수를 극히 자제하고 반등 때마다
차익매물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등이 지난
주말까지 각각 3천억원을 목표로 뮤추얼펀드를 판매했으나 실제로 들어온
자금은 모두 합해 5백억원을 밑돌았다.

<>희망의 불씨 = 주가는 증시여건을 꼼꼼히 따져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투자심리, 즉 희망에 의해서도 움직인다.

의외로 주가상승을 가져올수도 있는 희망의 불씨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27일 종합주가지수와 이동평균선이 정배열 상태에 들어갔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주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지수가 정배열에 들어간 뒤에 주가는 추가상승하는 경우가 많다(박용선 SK
증권 리서치팀장).

김지민 현대증권 금융.선물공학팀장은 "주가가 하락폭의 절반이상을 회복할
경우 추가상승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지수 960은 고점(1,052)과 저점
(841)의 중간(946)보다 높아 추가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우문제와 증권.투신(운용)사 수익증권 환매문제에 가려져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기업실적이 호전됐고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헌수 메릴린치증권 이사는 "기업실적으로 볼 때 대세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시장이 7월19일부터 한달반이나 쉬었다는 점이 호재다.

<>확인후 투자 = 지수가 960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다음주는 추가상승이냐 되밀리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싯점이 될 것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법인부 차장은 "지난 6월중순 850을 돌파할 때 주식시장이
심한 홍역을 치른 것처럼 다음주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방전은 사상최고점(1,138)에 대한 고민인 만큼 상승으로 방향을
잡으면 1백50포인트 이상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반대의 경우엔 9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주도주가 삼성전자에서 다른 블루칩으로 확산되고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서는 것을 확인한 뒤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