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매도 자제, 조정 때마다 저점매수".

종합주가지수가 단 4일만에 76포인트(9.4%)나 급락하며 730대까지 밀리자
기관투자가들이 내놓은 대응책이다.

대세상승기조가 흐트러진 것이 아니고 단기급등에 따른 "쉬어가기 장세"인
만큼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보유물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관은 "회사채 수익률이 최근 1%포인트 가량 오르고 6월중 유상증자
물량이 7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부담감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금리가
한자리수를 유지하는 한 은행에서 주식으로의 자금이동은 계속될 것"(김영수
중앙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펀드매니저의 장세관 =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 주가가 내릴만큼 내렸다는데
견해를 보이고 있다.

720~73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으
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시적으로 700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곧바로 780까지의
반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기호 제일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

다만 조정기간은 6월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중 유상증자물량에 대한 부담이 그때까지는 작용할 것이며 회사채수익률
도 8.5% 안팎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30~40일간 700~780을 오르내리는 게걸음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그림을 그리고 있다.

6월말 이후에는 12월결산법인의 반기실적이 가시화되면서 본격적인 실적장세
로 전환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우경정 삼성생명투자신탁
운용 주식운용팀장).

<>펀드매니저의 운용전략 =종합주가지수가 740 밑에서 움직일 때는 그다지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매수에 나선다는 계획을 짜놓고 있다.

김영수 팀장은 "이번 조정을 이용해 증권주를 비롯한 실적호전주와 계열사
매각등으로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는 주식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김기호 펀드매니저도 "대형주를 저점에서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정 팀장은 "종합주가지수 750선에서 분할매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강신우 수석매니저도 "대세상승기에는 상승기간이 길고 조정기간은 짧다"며
"반기실적이 가시화되는 6월중순 이후에는 물량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기관매도의 선두에 섰던 삼성생명이 순매도에서 교체매매로
방침을 바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주식운용부 관계자는 "주가가 심하게 추락한 것을 감안해 교체매매
에 주력하면서 소폭이나마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 따라잡기 =오는 18일 열리는 미국의 FOMC(연준리공개시장위원회)회의
가 관심사다.

FOMC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경우 미국은 물론 전세계 증시가 충격에 휩싸
이고 한국도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 분명하다.

다만 현재로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강신우 매니저)이라는 분석이 우세
하다.

회사채수익률이 실질적으로는 9%을 넘고 있다(이승조 굳모닝증권 법인부장)
는 지적처럼 주가는 금리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에 대한 판단은 기관이 먼저 내리기 마련이다.

일반투자자 입장에선 자신이 갖고 있는 장세관에 집착하기 보다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관움직임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조언이다
(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