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사상최대 상승폭의 뜀박질을 하면서 760고지에 올라섰다.

그러나 오른종목(3백73개)보다 내린종목(4백4개)이 오히려 많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우량주만 차별적으로 오른 결과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1.45포인트 폭등한 766.59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97년7월12일(767.27)이후 최고치다.

또한 이날의 주가상승폭은 주식시장이 생긴 이래 가장 큰 것이다.

거래대금은 4조7백39억원으로 사상 두번째로 많았다.

거래량도 3억1천5백만주에 달했다.

이날 주가폭등에는 외국인과 투신사의 매수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대그룹에 대한 구조조정과 반도체 빅딜이 임박했다는 뉴스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불러냈다.

미국주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동남아 주가가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바깥뉴스도 호재로 작용했다.

프로그램매도물량이 1천억원어치 이상 나왔지만 한번 불붙은 투자심리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장중흐름 =황소(매수세)가 곰(매도세)을 일방적으로 누른 하루였다.

이날 황소측에 가담한 외국인과 투신사는 장이 열리자마자 매수주문을
쏟아부었다.

그결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2분만에 3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순식간에
750선을 돌파했다.

매수주문은 핵심우량주와 업종대표주에 집중됐다.

주식싯가총액도 2백조원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그러나 곰 편에 가담한 일반투자자들은 바로 매물을 쏟아부으며 반격을
시작했다.

종합주가지수는 30분쯤 지나자 740선까지 밀렸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일반투자자들의 반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0시30분까지 두차례정도 반격다운 반격을 하면서 단한차례만 주가를 740
선아래로 끌어내렸을 뿐 이후부터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인과 투신사의 기세는 등등해졌고 주가는 750과 760
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가끔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시비를 걸어봤지만 폭발적인 외국인과 투신사의
공세 앞에는 "고양이 앞의 쥐"였다.

종합주가지수는 장마감무렵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사상최대상승폭 기록을
어렵지않게 갈아치웠다.

승자와 패자의 희비는 확연히 엇갈렸다.

뮤추얼펀드 주식형수익증권 등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잔칫집 분위기
였다.

유상증자를 앞둔 기업들의 입도 활짝 벌어졌다.

발행가격이 올라가는데다 기존주주들의 실권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일반투자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지수상승폭으로 봤을 때 시세표는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어야 하지만 실제
로는 파란색이 더 많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매입하는 종목만 오른 것이다.

<>특징주 =핵심우량주와 대우그룹주들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오는 7월부터 외국인투자한도가 49%로 높아지는 SK텔레콤은 가격제한폭까지
뛰며 1백만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외국계증권사의 매수추천보고서가 나온 포철도 상한가까지 치솟으며 9만원
대에 진입했다.

주택은행은 외국인매수세가 집중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15개 대우그룹주중 대우증권 대우증권우선주 한국전기초자 등 3개를 제외한
12개종목이 상한가였다.

구조조정계획 발표가 임박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구조조정성공기업인 제철화학은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진단 =전문가들은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지만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팀장은 "수급상 주식을 팔 세력이 없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는 서둘러
팔 필요가 없지만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오른 만큼 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