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투자등록한 외국인은 1월말 현재 6천7백78명이다.

이중에는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퀀텀펀드나 피터 린치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했던 마젤란펀드, 존 템플턴의 템플턴펀드같은 유명한
투자회사들이 있다.

그러나 이름이 생소하고 자금성격조차 알수 없는 아리송한 외국인들도
많다.

미국의 아팔루사투자파트너와 공동으로 대우통신주식 9.03%를 매집한
팔로미노펀드는 쿠바 남쪽의 영국령 케이맨군도에 있다.

이곳은 관광휴양지로서 조세회피지역이다.

세금부담이 없고 실체가 없는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를 자유롭게
설립할수 있기 때문에 핫머니성격의 헤지펀드들이 이곳에 많이 진출해있다.

케이맨군도의 팔로미노펀드가 아팔루사와 함께 대우통신 공동보유자
신고서를 제출하기 이전까지 두 회사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

증권감독원에 투자등록하는 외국인들은 서류상 회사이름과 국적만
표기하기 때문이다.

"케이맨군도나 아일랜드 버뮤다 말레이시아 등의 조세회피지역에 엉뚱한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주식을 매입할 경우 실체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증권감독원 유흥수 국제업무국장)는 것이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실체를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적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M&A싸움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주식을 확보한 외국인은 다양한 M&A 기법을 동원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후 기업주에게 되사갈 것을 요구하는
그린메일링이나 공개매수와 같은 수단은 고전적인 수법이다.

소액주주의 주권을 위임받아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위임장대결이나
주식대량취득신고서를 내면서 M&A 가능성을 슬쩍 흘린후 주가를 비싸게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여론조작, 저평가된 기업을 매입한후 주가를 올려
기업을 되파는 턴어라운드(Turn Around), 인수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LBO(Leverage Buy Out) 등 다양한 수법이 사용된다.

"매매차익을 겨냥한 작전성 M&A시도가 많아지면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례까지 발생할수 있을 것"(최종원 세종M&A컨설팅 사장)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말 주식투자한도가 55%로 늘어난 이후 국내 주식을
엄청난 규모로 사들였다.

1월 한달동안 외국인순매수는 1조7천여억원으로 92년 자본시장이 개방된
이후 월단위 사상 최대치(종전 1조4천여억원)를 경신했다.

외국인이 5%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30개사에 이르고 있다.

< 현승윤 기자 >

< 주요 국가별 외국인 주식투자 등록현황 >

국가명 개인 기관 계

미국 725 1,644 2,369
영국 71 735 806
일본 332 196 528
대만 500 4 504
말레이시아 6 304 310
캐나다 38 208 206
룩셈부르크 0 206 206
아일랜드 2 176 178
홍콩 6 139 145
스위스 14 122 136
호주 9 105 114
케이맨군도 0 95 95
버진아일랜드 0 94 94
네덜란드 10 64 74
싱가포르 7 66 73
버뮤다 0 54 54

( 97년 12월31일 기준, 증권감독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