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국제금융부가 개점 휴업상태다.

올해 하반기이후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증권 발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환사채(CB)나 주식예탁증서(DR)등 주식연계 해외증권을 발행해 기업에
자금조달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제금융 관련부서의 직원들은 할 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례로 지난 10월이후 해외증권 발행에 성공한 회사는 이달에 SK텔레콤이
1억달러어치 DR를 발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무했다.

당초 올해안에 해외증권 발행계획을 갖고 있었던 한국통신 데이콤
삼성전기 포항제철등 국내 대표적인 우량기업들도 발행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했다.

이와관련, 한 증권사 국제금융부 관계자는 "국가 신인도가 크게 하락해
은행은 물론 국가도 해외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량기업이라 하더라도 해외증권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향후 국가 신인도가 회복될 경우 외국인이 관심을 가질만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금융부 본래의 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자 일부 증권사에서는
외화부채 상환을 위해 국내외 은행에서 외화를 차입하는 업무에 열중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 국제금융부 직원들중에는 해외에서 학위를 받은 고학력자들이 많은데
업무가 크게 줄어들면서 감원의 대상이 되지 않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