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 김경식 특파원 ]

한국의 금융불안으로 현지영업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전체 17개 한국계
증권회사 가운데 7개회사가 지점및 사무소의 일본철수를 이미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는등 한국계증권사들의 일본철수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15일 현지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계열의 한국산업증권이 최근 철수한데
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서증권을 비롯 한일증권 한진증권이 철수키로
내부방침을 확정했다.

대장성에 영업정지를 신청하고 고객예탁자산을 반환중인 고려증권도
도쿄지점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한증권도 오사카사무소의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증권의 경우 현지주재원을 서울의 본사와 도쿄사쿠소에 번갈아
가면서 근무시키고 있으나 최근의 금융불안으로 인해 더이상 도쿄사무소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앞서 신영증권이 현지영업여건의 악화로 이미 철수했었다.

삼성증권과 선경증권은 현지금융시장상황의 악화로 인해 당초 내년에
추진키로 했던 지점승격계획을 변경,당분간 사무소형태를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현지증권 관계자는 "동일한 한국주식을 상품으로 하여 일본의 몇몇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우리업체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는 현상황으로는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한국계의 철수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내년 4월부터는 그동안 묵인되온 사무소의 영업행위가
금지된다"며 "사무소의 현지여건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