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공황상태다.

종금사와 증권사가 연일 집단 부도위기에 몰리고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환율도 급등세로 돌아섰고 기업들은 연쇄부도공포에 빠져 있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일 9개 종금사가 영업정지된 이후 금융시장이
급속히 경색되면서 일부 증권사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부도직전에 몰려
있다.

또 영업정지를 받지않은 8~9개 종금사들 역시 자금회전이 안돼 지난 2일
부터 4일째 당일중 결제를 못하고 익일결제로 간신히 넘기고 있다.

특히 자금난에 빠진 종금사들의 자금회수로 기업의 자금난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시장의 혼란은 금리대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하루짜리 콜금리는 법정한도인 연 25%에 형성됐고 회사채(3년)
유통수익률도 전일보다 0.34%포인트 오른 연 19.19%를 기록했다.

종금사 영업정지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된 기업어음(CP)시장에서는 3개월
짜리 CP할인율이 연 24.5%로 폭등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도 종금사 영업정지로 외환거래가 왜곡되면서 안정세를 보이던
환율(매매기준율 기준)이 1천2백20원40전으로 전일보다 64원30전 올랐다.

특히 종금사 영업정지 조치에 따른 정부의 후속대책이 전무해 갈수록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깊어만 가고있다.

재정경제원은 지난 3일 결제자금을 못갚은 8개 종금사에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6천억원을 긴급지원, 하루정도 부도를 연장시키는 조치만 취했다.

금융계는 "종금사 영업정지 조치이후 촉발된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감을
해소하고 은행과 종금사들간의 자금흐름을 원활히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