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과 증시불안을 이용, 유령회사를 차려 놓고 기업과 은행 등을
상대로 3천8백억원대의 무역및 금융사기를 벌인 전문사기단 13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또 상장사인 (주)중원의 경영권을 장악, 레이디가구에 대한 공개
매수 등을 통해 주가조작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검 특수1부(안대희부장검사)는 25일 중원의 대주주 변인호(40)씨와
현대증권 심대성(44)씨 등 9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과
증권거래법 위반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해외에 도피중인 변씨의 동생 성호(33)씨와 병호(30)씨 등 4명에
대한 사전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변씨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홍콩과 미국 등지에
유령회사를 차려 놓고 수출관련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8개은행 등을
상대로 2천3백67억원의 수출어음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자금사정이 어려운 H전자와 D대학 등에 어음할인 명목으로
6백28억원의 약속어음을 받아 챙기는 한편 중견 S사를 상대로 레이디가구
공개매수 자금투자 명목으로 3백32억원상당의 어음을 가로채는 등 5개
업체를 상대로 모두 1천3백85억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변씨는 이밖에도 지난해 7월 대원전선 등의 주가를 조작, 64억원의 이익을
챙겼으며 레이디가구에 대한 공개매수서를 허위로 조작, 매수 청약에 응모한
9백84명의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