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시세전광판이 또다시 시퍼렇게 멍들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2.39포인트나 급락한 496.98로
내려앉았다.

주가가 다시 500선을 밑돌기는 지난 8일(495.70) 이후 거래일기준 7일만
이다.

매수세가 꼬리를 감춤에 따라 거래량도 4천4백만주 수준으로 급감해
이달들어 평일기준 처음으로 5천만주 밑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지속되던 외국인매물에다 일반인마저 투매에 나섰다.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멈칫하던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원을 넘어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인데다 금융개혁법안의 이번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진 때문이었다.

<> 장중동향 =약보합으로 출발해 전장까지만 해도 반발매수세와 경계매물이
뒤엉킨 상태였지만 후장들어 원화환율이 치솟자 일반인들이 투매에 나섰다.

"주가바닥"을 기대했던 매수세가 이내 실망매물로 탈바꿈했다.

후장들어 한전과 조흥은행에 대한 외국인매물도 크게 늘어났다.

전장에선 국민연금에서 주식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매수
주문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특징주 =외국인 매물의 타깃이 되어온 한전은 이날도 91만주의 외국인
순매도에 시달리며 약세를 보였고 거래량은 2백50만주로 여전히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한전 외에 외국인 매물이 많았던 조흥은행과 유공도 약세였다.

포철 SK텔레콤 대우중공업 등 지수영향력이 큰 초대형주들이 모두 약세였다.

삼성전자는 99만주의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약세였다.

삼미특수강은 특수강 제조업체 부도에 따른 반사이익이 거론되며
초강세였다.

<> 진단 =증권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마지노선으로 방호막을 쳤던 달러당
1천원선이 무참히 깨지는 등 정부의 금융및 외환정책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됨에 따라 이번 급락세가 쉽사리 멈추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 호재 악재 >>

<>원화환율 급등
<>시중 실세금리 속등
<>금융개혁법안 금년처리 무산될듯
<>서울제강 부도
<>고객예탁금 감소세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