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하지만 자본시장이 잘 발달된 미국에서는 경영자 매수
(Management Buyout) 라는 M&A기법이 자주 활용된다.

이 기법은 외부 투자가가 아니라 해당기업의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자금을
출자해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대상기업을 차입매수하는 경우를 말한다.

경영자 매수(MBO)가 일어날수 있는 배경 중의 하나는 해당기업의 사정에
대해 해당회사 경영진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회사의 상황을 개선
시킬 아이디어가 많은데서 기인한다.

회사의 주가가 저 평가되어 있고 조금만 경영혁신을 하면 현재보다 훨씬
더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많은 경우에 해당된다.

주주가 아닌 경영진이 외부자금을 조달하여 회사를 인수한 후 경영개선을
시킨 다음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자본차익을 누리는 구조이다.

80년대 미국의 유리제품 생산기업인 웨이벨(Wavell Corp)사의 경영진이
주주인 이스턴 퍼시픽(여러 개의 회사를 소유한 그룹이었음)사가 운송 통신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변환시킴에 따라 웨이벨사에 대한 투자가 감소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이스턴 퍼시픽 사의 주식을 금융기관의 도움을 얻어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경영자매수가 일어나게 되면 금융기관에서 엄격하게
사업성 심사를 하여 해당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기도 하고 동시에
전환사채 등의 방법으로 출자를 하여 회사가 상장될 경우 자본차익을 함께
누리기도 한다.

미국의 뛰어난 금융시장제도와 동시에 M&A를 한 경영진이 상장을 통하여
주식을 매각할 경우 자본차익을 누리게 하는 자본시장의 발달이 MBO를 가능
하게 하고 있다고 하겠다.

현재 우리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영자 매수는 흔하지 않다.

간간이 회사의 주주경영진이 회사를 상속할 후계자가 없을 경우나 2세가
해당회사의 경영을 맡기 싫어하는 경우에 회사를 비주주 경영진에게 넘기는
경우가 있으나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 모창업투자사의 사장이 부실에 빠진 회사를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
인수한후 몇년만에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사례가 경영자 매수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고 할 것이다.

최근 구조조정의 바람속에서 많은 사업부가 폐쇄되고 있으며 많은 경험있는
경영진들이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경우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사업부를 차라리 좋은 조건으로 기존의
경영진에게 MBO를 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아닌가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