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을 알면 주가가 보인다"

한전이 시장흐름의 바로미터가 되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팔자"와 일반투자자의 "사자"가 접전을 벌이는 것이라든지,
선물과 관련한 한치의 양보없는 몸싸움 등 한전을 둘러싼 매매공방은 최근
주식시장의 축소판이다.

한전주가가 오르면 종합주가지수도 오르고 한전에 대한 외국인 매물비중이
높으면 전체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동원증권은 이와관련, "지난 4일이후 한전주가와 종합주가지수의 방향성이
일치하고 있으며 한전에 대한 외국인 매도비중이 50%를 넘으면 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2일엔 한전 거래량에 대한 외국인 매도비중이 70%에 달했음에도
한전주가는 보합세를 유지했고 외국인비중이 54%에 달한 13일엔 강세, 외국인
비중이 40%선에 그친 14일엔 약세를 보여 주목된다.

이는 한전이 전체 주가의 바로미터 역할은 유지하고 있으며 한전에 대한
외국인 영향력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한전의 엄청난 환차손을 우려하는 측과 회선임대사업을 통한 대규모
이익발생을 기대하는 세력간의 활발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증권 투자전략팀의 황창중 차장은 "한전은 외국인 매도와 일반인 매수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며 한전을 중심축으로 하여 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
이라고 진단했다.

정동배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도 "한전 주가가 시장흐름의 시금석이 되고
있다"며 한전과 함께 삼성전자 포철 등의 주가추이도 함께 주시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전주가가 추가하락하지 않는다면 전체시장도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이라크사태의 악화와 같은 추가적인 돌발악재가 없다면 한전주가가 버팀목
역할을 하면서 여타 종목들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또 선문시장에서 매도포지션을 취한 외국인들이 한전매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해 여타 우량주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한전과 함께
삼성전자 포철 등의 주가추이도 함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