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씩의 자금을 투자하는 큰손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을 밝게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수억원씩 신규투자에 나서고 있다.

수억원단위로 들어오는 큰손들의 투자자금은 한국전력등 우량주와 낙폭이
크고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 박주창 투자정보부과장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등 금융상품
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중도에 이를 팔고 주식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각 지점을 통해 하루 30억~40억원씩 예탁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증권 김정관 압구정지점장은 "아직까지 10억원 이상의 큰손은 주식시장
동향에 대해서 문의만 해오고 있으나 1~2억원단위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이들은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해 한국전력과 금호그룹주 및
재무제표가 우량한 개별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는데 쉽게 떠나지는 않을 전망"
이라고 밝혔다.

대세바닥국면으로 인식한 소액투자자들도 꾸준히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

현대증권 김형균 잠실지점장은 "3천만원단위의 신규투자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기존 투자자들이 자금을 늘렸다기 보다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증시에
들어오고 있는 형편"이라며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이들
자금은 한국전력 중공업 등 보수적인 종목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이와는 달리 실명제 보완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액
지하자금이 일부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 D증권 관계자는 "대선이후 새정부에서 금융실명제를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 지하자금들이 미리 차명계좌를 만들어 유입되고 있다"며 "7조원대의
지하자금 가운데 2천억~3천억원 정도가 남의 이목을 끌지 않는 변두리 지점
등을 통해 수십억원 단위로 증시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정태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