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 주요증시는 "10년만의 블랙먼데이 재현"이라는 충격파에
휘말리며 폭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와 각국 정부의 동남아지역
통화안정에 대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주후반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뉴욕증시(NYSE)는 동남아 통화위기가 홍콩으로 번지자 순간적으로 심리적인
공황이 확산되며 주초 다우존스공업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남아 통화위기가 진정기미를 보이는데다 실물경제가 탄탄하다는
클린턴 대통령과 그리스펀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 등으로
주말에는 낙폭이 3.5%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예전과 같은 상승추세를 보이기는 힘들다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뉴욕증시 폭락의 단서를 제공했던 홍콩은 지난주 중국 국무원(인민은행)이
홍콩달러의 안정을 위해 1백52억달러의 기금을 조성,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하자 주후반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항셍지수는 한주전보다 4.6% 하락했다.

이에 따라 동반폭락하던 일본증시도 주후반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닛케이
(Nikkei 225) 지수가 5.2% 떨어졌다.

독일의 닥스(DAX)와 영국의 FTSE 100 지수가 각각 8.0%, 2.6% 하락하는 등
선진국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과 각국 정부가 통화안정을 위해 총 2백30억달러를 지원키로 발표한데
힘입어 주가가 2.0% 올랐다.

이처럼 동남아지역의 통화위기는 불안하나마 진정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중남미 지역에는 다시 위기감이 싹트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자국의 통화가치를 연계(pegging)시키는 브라질은 통화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며 올들어 잘나가던 주가가 폭락세로 돌변했다.

27일 하루동안 14%나 하락했으며 지난 한주동안 22.1%의 폭락장세를 보였다.

이미 변동환율제로 이행한 멕시코도 5.5%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백광엽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