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주식매도공세는 언제쯤 진정될까.

오는 11월3일 외국인 투자한도 3% 확대를 앞두고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율불안과 금리상승, 전세계주가 동반폭락속에 순매도를 지속한 외국인들이
한도확대시 매수우위로 돌아설 것인지 여부가 향후장세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
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증권감독원은 한도확대일을 전후로 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해지면서 7천여억원
의 외국인자금이 새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됐던 지난 9월 1천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말레이시아계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서는 28일까지 40여억원의 순매수우위로
전환했다는게 근거다.

또 단기투자성격이 강한 유럽계 투자자들이 8월이후 10월까지 보유물량의
10%에 해당하는 4천억원규모의 주식을 매도, 한국주식 보유비중을 충분히
낮추었다는 설명이다.

증권감독원 국제업무국 최순권 투자관리과장은 "외국인 보유주식의 56%를
차지하는 미국계 투자가들은 단기적인 상황변동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투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계 투자자들의 보유주식매도는 한도확대이후의 우량종목 편성을 위한
교체매매성격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역외펀드가 많이 설립된 말레이시아가 순매수로 돌아섰고 유럽계는 보유
지분을 충분히 줄인 만큼 추가로 매물로 나올수 있는 외국인 보유주식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감독원은 한도가 소진됐거나 거의 소진된 종목에 외국인 매수자금
4천5백여억원이 유입되고 이외의 경기관련주 등에 2천5백여억원의 매수세가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외국계 증권사의 한 지점장은 "외환딜러들 사이에서는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1백원이나 1천2백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며 "환율이 불안할
경우 외국인매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계 투자자의 2%만 빠져나갔다고 하지만 대부분 미국계투자자금은
홍콩이나 아일랜드 등을 거쳐오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빠져나갔는지를
짐작하기 어렵다.

미국투자가들 사이에서도 계속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증권 곽영교 국제영업팀장도 "미국계 펀드중 일부가 저가매수를 위해
큰 규모의 매수주문을 내고있으나 전반적으로는 환율불안으로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환율이 진정되지 않으면 한도확대이후에도 큰 규모의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