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걷잡을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보이는 것이라곤 "급락"뿐 투자자들도 미궁속을 헤어날 기력을 잃은
상황이다.

동남아시장에서 불어온 외풍(외환위기) 때문에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마당이라 어쩔수 없다는듯 방관하고 있는 정책당국에 "야속하다"는 눈길이
쏠렸다.

투자심리가 아닌 수급악화가 심화되는 마당에 기관순매수 독려로만 일관하는
정부에 대한 항의섞인 한숨소리만 드높았다.

신용반대매물을 포함한 일반인들의 투매와 우박마냥 쏟아지는 외국인매물을
걷워들일만한 매수세는 보이지 않았다.

"전업종 하락"이란 말도 이제는 호사스런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상장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고 가격제한폭까지는 떨어지지 않았더라
도 하한가에 육박하는 폭락세를 맞았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35.19포인트나 급락한 495.28을 기록, 지난
92년 8월25일(494.50) 이후 5년2개월만에 4백대로 곤두박질쳤다.

거래량은 4천만주를 넘어 다소 활발한 편이었다.

<> 장중동향 =신용매물과 일반인들의 투매로 인해 초반부터 급락세로 출발해
개장 20분만에 전일대비 30포인트나 떨어진 주가 500선은 무너졌다.

초반에 뜸하던 외국인매물이 전장중반부터 본격화되자 주가낙폭은 깊어만
갔다.

후장중반에 하한가잔량이 30만주나 쌓였던 한전을 일부 외국인이 사들여
한전이 하한가를 벗으며 주가는 반등하는듯 했지만 막판엔 다시 소폭 밀린채
마감했다.

<> 특징주 =한마디로 동반하락이었다.

한전이 1백82만주의 대량거래로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하한가를 보인 것을
비롯 포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모두 하한가였다.

5백92개에 이른 하한가종목엔 화학주와 전기전자주식이 대거 포함됐고 특히
소형주가 4백18개를 나타냈다.

반도체가격 하락소식으로 반도체관련주들도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내렸다.

<> 진단 =증시전문가들은 특단의 증시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는한 추가
급락은 불가피하다는 견해에서 벗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 호재 악재 >>

*달러대비 원화환율 속등세
*실세금리 급등
*무디스, 한국신용도 하향조정
*세계증시 동반하락
*담보부족계좌 속출
*재경원, 한은특융 지원 및 증시안정기금 부활 검토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